여전한 리딩방 사기… 플랫폼 책임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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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면책 미국도 투자사기 책임 물어… 국내 추가 조처 필요성 제기
“플랫폼 책임 단순 도의적 책임 넘어 법적 책임까지 확대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4 12:03:16

▲ 올해 3월 개그우먼 송은이 씨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리딩방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리딩방 사기의 주요 무대가 되는 플랫폼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해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저널 편집위원은 최근 KISO 저널 기고문을 통해 “플랫폼이 리딩방 사기 범죄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플랫폼이 이런 범죄 사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해 맹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딩방 사기단은 연예인이나 증권사 임직원 등을 사칭한 광고로 피해자를 유인하고 온라인 대화방에서 고수익 투자처를 추천해준다고 하며 사람들을 유혹한 후 돈을 얻어낸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사칭 광고를 노출시켜 사칭 사기 대상자를 찾는 리딩방 사기의 특성상 다수가 이용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리딩방 사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현행법상 개인 및 기업의 사칭 행위를 처벌하기 어려우며 사기범들이 해외 계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찾아내기 힘들다. 광고 계정을 정지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계정을 사용해 다시 사칭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는 점도 리딩방 사기가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올해 초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가 증가하며 사칭 대상이 된 유명인들이 직접 방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방송인 홍진경 씨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밝힌 바로는 사칭 사기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글이 사칭 광고 영상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역시 단속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사칭 사기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해외 판례를 살펴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사칭한 가상화폐 사기 동영상과 관련해 구글과 유튜브가 워즈니악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미국의 경우 플랫폼에 면책 특권을 제공하지만 투자사기 범죄에 대해서는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추세다. 이에 국내에서도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전까지는 고객 신고 등 계기가 있어야 해당 콘텐츠를 차단하는 등 예방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았던 만큼, 플랫폼 업계들이 더 선제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며 리딩방 사기 광고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AI가 자동으로 찾아주는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업체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해원 편집위원은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해 자동화한 모니터링이 충분히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며 “리딩방 사기 방지에 대해 플랫폼의 책임이 단순 도의적 차원이 아닌 법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부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