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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젊은 가수 오뮤오는 요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파워풀하고 시원한 가창력의 소유자인 그는 김소현·박지원 두 사람과 함께 그룹 ‘슬러시’를 구성, 2000년대 댄스 가요 서바이벌 예능으로 지난해 MBN ‘쇼킹나이트’에 출연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하루하루 당차고 씩씩하게 그리고 즐겁게 살아가는 신예 로커, 미소가 예쁜 오뮤오를 만났다.
본업은 댄스 가수 아닌 로커
“정말, 관객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공연도 해 봤어요.”
그는 “방송 출연 이후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 이제는 제가 나가는 행사나 공연에 저를 보러 일부러 먼 곳에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다”며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쇼킹나이트’ 방송을 본 사람들은 오뮤오를 두고 ‘요즘 아이돌들보다 낫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는 ‘타고난’ 팔방미인이라는 칭찬에 그가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칭찬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춤에 관심이 있어서 그간 연습은 해 왔지만 원래부터 춤을 잘 췄던 것은 아니에요. 지난해 ‘쇼킹나이트’ 출연을 준비하면서 또래인 소현 씨와 지원 씨에게서 많이 배웠습니다. 소현 씨나 지원 씨 모두 정말 전문가들이거든요. 열심히 땀을 흘렸던 만큼 많은 분들께서 좋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그는 댄스 가수처럼 보이지만 본업은 로커다.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도 예술 관련 학과로 진학해 음악 공부에 매진했다.
“사실 학부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제가 잘할 수 있는 장르가 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지금 저와 함께 일하고 있는 기획사 대표님께서 제 목소리를 들어 보시고는 록 음악을 하는 게 제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오뮤오는 록에 빠져들었다. 대표곡 ‘록스타’를 비롯해 많은 곡이 록이고 무대에 올라서도 록 음악을 가장 많이 부른다.
끼가 충만했던 아이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다. 5세 때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구성지게 뽑아낼 정도였다. 부모님을 따라 나선 모임이나 돌잔치에서도 어른들이 ‘춤 한번 춰 봐라’ ‘노래 한번 해 봐라’ 하면 그곳이 어디든 바로 무대가 됐다.
“어른들이 제게 ‘예쁘다’ ‘잘한다’ 칭찬을 항상 해 주셨는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정말 좋았고 그 때문에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됐어요.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 끼를 더욱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그 꿈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특히 중학교 진학 후 들어간 밴드부에서 그는 자신에게 소질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눈치챘다.
“김아중의 ‘마리아’라든지 윤하의 ‘비밀번호 486’처럼 꼭 고음을 소화해야 하는 노래들을 골랐어요. 그런 곡들도 곧잘 했는지 ‘노래 잘하는 학생’을 꼽으라고 하면 친구들이 으레 저를 지목하더라고요. 이런 경험들이 저를 오늘날 가수의 길로 이끌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 끼를 인정했는지 부모님도 딸이 가수의 길을 걷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학창 시절 작은 가창 대회에라도 나가서 곧잘 상을 타 오는 딸의 모습을 대견하게 여기는 부모님이었다.
“저희 부모님이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늘 저를 후원하시고 제가 하는 것을 지지해 주십니다. 제 이름으로 된 노래가 나왔을 땐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주변 지인분께 자랑을 참 많이 하셨어요. 제가 가수라는 꿈을 중도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데에는 부모님이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노래하는 게 좋아서 가수를 직업으로 택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대형 기획사를 통해 데뷔한 게 아니다 보니 처음부터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때로는 시장통 거리 한구석에서 관객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공연도 해 봤다고 한다.
“아무리 작은 무대라도, 설령 관객이 없더라도 노래를 사랑하는 제게는 모든 무대가 너무나도 소중해서 딱히 그런 점을 개의치는 않았습니다.”
에이브릴 라빈이 롤 모델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노래를 향한 열정이 그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오뮤오에게 닮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
“존경하는 가수를 단 한 사람 꼽으라면 세계적인 팝스타 에이브릴 라빈을 들겠습니다. 음악적으로 완성된 작품들이 많고요, 뭐랄까, 라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은 악동이 같은 모습도 멋있게 보여요. 무엇보다도 다양한 톤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대중에 전달하는 그의 실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특히 날카로우면서도 단단한 음색이 듣는 이들의 귀를 짜릿하게 만들어요.”
라빈은 20년 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준히 활동해 오는 아티스트로 록이라는 장르를 팝에 잘 녹여 내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오뮤오의 꿈은 대한민국의 ‘라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록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요즘 공연장을 찾는 청중에게 이렇게 인사한다.
“대한민국 여성 로커의 계보를 잇는 오뮤오입니다. 서문탁·도원경 선배님 등 우리나라에도 멋진 여성 로커들이 많이 있잖아요. 가수 오뮤오를 떠올리면 록이 생각나고 록을 떠올리면 가수 오뮤오가 생각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중이 어려워하는 가수는 되고 싶지 않다고 고백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듣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는 그런 가수가 되는 게 그의 꿈이다.
“무엇보다도 제 노래를 듣는 모든 분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게 하는 에너지를 선사하고 싶어요. 저를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가수가 되는 게 저의 새 목표입니다.”
◆ 오뮤오(2001)는 첫 번째 미니앨범 ‘Nobody Can pt. 1’로 2022년 데뷔했다. 활동명 ‘오뮤오’는 본명 ‘오민영’의 초성 ‘ㅇ’ ‘ㅁ’ ‘ㅇ’에 모음 ‘ㅗ’ ‘ㅠ’ ‘ㅗ’를 붙여 만들었다. 본명의 초성 ‘ㅇㅁㅇ’만 떼놓고 보면 귀여운 표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이 된다. ‘오뮤오’에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초성의 귀여운 이미지를 드러내는 이름을 고민하다가 결정했다고 한다.
◆ 에이브릴 라빈(1984)은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다. 17세인 2002년 ‘Let Go’로 데뷔했다. 미국 음악계에서는 2000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고음이 특징이다. 모험심이 강하고 보이시한 반골·반항아의 이미지로 1980~90년대생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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