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미루는 미국 연준… 한국 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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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시장 예상 넘어서… 금리 인상 전망도
“올해 경기·실적 예상치 미국 금리 인하 기준… 완전히 다시 써야 할 수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1 13:30:03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한국 경제의 반등 요소로 거론되던 미국 금리 인하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거론되며 경기 회복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월가 예상인 0.3%를 넘어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올라 역시 월가 예상(0.3%)보다 높았다.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10곳 중 4곳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을 연장했다. 웰스파고와 TD는 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5월에서 6월로 미뤘으며 JP모건과 노무라는 6월에서 7월로 미뤘다.

금융시장 지표에 반영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은 3월11일 기준 4.41%에서 4월8일 기준 4.70%로 높아졌다. 금리 인하가 적용되더라도 인하 폭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욱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화 긴축 효과에도 경기에 타격이 예상보다 적은 만큼 물가 상승 우려를 무릅쓰고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 인하를 넘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지속적인 재정 지출과 세계의 재군비화 및 글로벌 무역의 구조 변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 위험이 계속될 경우 금리가 8%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미국의 대대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이 지난해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올해 미국이 긴축 정책을 완화하면 한국 경제도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기조를 유지하거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경기 침체 또한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긴축 정책에 따른 환율 상승도 골칫거리다. 올해 초 1달러당 1294.54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4월11일 기준 1363.79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11일 미국 CPI가 발표되며 환율이 하루 만에 8.7%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발표할 경우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긴축 정책은 한국 정부나 기업이 할 수 있는 조치가 한정된 만큼 영향을 고스란히 덮어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는 올해 경기 회복의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였고 기업들도 이에 맞춰 예상 실적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이 금리 인하를 미루거나 오히려 올린다면 기업들도 이에 맞춰 관련 수치들을 다시 쓰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