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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환의 ‘창업·상권분석 전략’- 상권의 번성도 분석2
역세권의 함정, 서울 내 진짜 역세권 30개 불과
대형편의 시설 선호 심리…부익부 빈익빈, 백화점 때문에 설 자리 잃은 자영업자
박경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16-06-08 09:22:32
 ▲ 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소장 ⓒ스카이데일리
상권은 교통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번성과 쇠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지하철과의 연계 여부는 상권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만 유의할 것이 있다. 지하철역 주변 상권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 연계, 상권 죽일 수도…‘작은 상권’ 치명타
 
지하철과 연계된 상권이 작을 경우 오히려 ‘죽을’ 수도 있다. 큰 상권에 소비자를 뺏기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역세권으로, 주부들은 대형편의시설로 빠져나가기 쉽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는 거리가 멀더라도 큰 상권으로 가서 소비한다. 교통이 좋아질 경우 유동인구 유입에도 도움이 되지만 유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권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막연히 교통 특히 지하철이나 전철 등이 개통되면 좋을 것이라는 환상과 바람을 갖고 있다.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교통이 좋으면 분명히 편리함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동안 그럭저럭 유지되던 그 주변의 작은 상권은 오히려 더 죽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상권이 좋은 곳은 더욱 좋아진다.
 
설령 위의 경우처럼 소비자를 뺏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하철역 부근에 상권이 형성되지 못하는 곳은 이유가 있다. 경사진 곳은 유동인구가 흘러가고, 지하철역 사거리가 8차선 이상이 되면 상권의 단절현상이 벌어져 상권이 약화된다. 대부분의 지하철역이 이렇다. 즉 상권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왜 지하철역 상권을 좋다고 착각하고 있는가. 지하철역이 역세권이라고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의 사전적인 뜻은 ‘역 주변에 형성된 상권’인데 모든 자료를 보면 역세권은 상권이 좋은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따라서 역세권이란 ‘역을 끼고 있으면서 이미 활성화돼 있는 상권’으로 재정립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서울은 역세권이라고 해 보아야 약 30여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 나머지 지하철역 250여개는 무엇인가? 단순히 주택지에 있는 지하철역일 뿐이다.
 
대형편의시설 및 장애물시설이 상권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상권이든지 상권이 번성하는 곳은 그 지역의 중심지다. 그 지역의 중심지에는 또한 각종 편의시설이 집중돼 있다. 양자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커가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나 운동장시설 등은 상권을 분할한다. 당연히 이러한 것이 있는 곳은 좋지 않다.
 
유의해야 할 것은 대형편의시설도 기존상권 300m이내 있어야 좋다. 물론 300m 이내일지라도 기존상권이 죽을 수도 있다. 대형편의시설 주변에 공터나 허름한 건물들이 있다면 상가를 지을 확률이 높다. 그러면 기존상권과 대형편의시설 주변 상권이 상호 경쟁을 하게 된다.
 
당연히 대형편의시설 주변 상권이 힘이 더 강하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대형편의시설에서 쇼핑을 하고 주변 상권에서 먹고 마시기가 훨씬 편의하지 않는가 말이다. 당연히 300m 이상이 되면 기존상권의 약화를 불러 올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즉 대형편의시설 부근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기존상권의 고객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의 추세는 가당치도 않다. 판교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판교역 주변에 OO백화점이 입점하면서 쇼핑 공간만이 아니라 5000~6000평에 달하는 음식점 공간까지 갖추도록 설계됐다. 지하 1층과 지상9층이 음식업 공간이다. 매우 넓은 면적이기 때문에 없는 게 없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OO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밖에 나가서 먹겠는가? 그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참으로 슬프게도 용인이나 분당, 판교에서 자그마하게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은 점차적으로 설자리를 잃고 말 것이다. 불경기 때문인 줄 알지만 아쉽게도 대형백화점 때문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물론 대형백화점 이외에도 70~80평 이상의 점포규모로 70~80개 점포가 줄지어져 있는 곳 (‘아브뉴 프랑’)이 있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들이 입점해 엄청난 힘을 받는 것도 소상공인을 죽이는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이제 설자리가 없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더불어서 상가주인들은 임대료를 올리는 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나가고 그 자리에 대기업들이 들어가는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말들을 한다. 이제는 참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이 무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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