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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추진 중인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에 대해, 시민단체가 세입자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겠다는 권리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는 임차인은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이력, 세금 체납 여부, 선순위 보증금 부담 예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임차인은 임차인의 임대료·공과금 연체 여부, 이전 임대인 추천 이력, 신용정보는 물론 반려동물, 흡연 여부, 동거인 정보 등도 제공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금체납 등 임대인의 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임차인의 정보는 계약 전 확인하기 어려워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지적됐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신용평가기관이 함께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내년 초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주거권네트워크,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등 시민단체는 19일 성명을 내어 “세입자의 사생활을 공유받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며 “보증금 상한제 도입, 계약갱신청구권 확대 등 평등한 주택임대차관계를 위한 제도개선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스크리닝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임차인 정보는 △임대료 납부 명세 △이전 임대인 추천 이력 데이터 △신용 정보 △생활 패턴 정보 △계약 갱신 여부 △근무 직군 △주요 거주시간대 △반려동물, 차량, 흡연, 동거인 여부 등”이라며 “임대인협회의 이와 같은 주장은 말 그대로 임차인의 모든 사생활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계약 목적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및 세금체납여부 등 임대인의 재무상태에 대한 정보 제공은 전세사기·깡통전세라는 재난상황을 겪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최소한의 조치”라며 “세입자에 한없이 불평등한 계약을 조금이나마 형평에 맞도록 고치자는 것에 ‘쌍방의 책임’을 운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임대인협회는 국세·지방세 체납여부와 선순위 임대차 정보와 같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가지고 생색을 내고 있다”며 “현재 시급한 과제는 임대인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문제다. 실제 현장에서는 임대인이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 필요한 것은 세입자를 가려 받을 수 있는 선별 기준이 아닌, 세입자들이 이미 겪고 있는 주거 불안과 권리침해를 해결할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에 대해서도 세입자가 일상을 영위할 권리를 침해하는 시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동거인, 직군, 생활패턴 등으로 인해 주택임대차계약에서 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집은 일상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 임대인의 시혜로 주어지는 공간이 아니다”라며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스크리닝 서비스 도입 시도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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