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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과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목하며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반박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공판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증언대에 섰다.
곽 전 사령관은 “2024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뒤 관저에서 열린 술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언급하며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 자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 논의된 것은 아니었다”며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노총, MBC, JTBC 같은 조직이 ‘반국가 세력’으로 언급됐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즉석에서 반박했다. 그는 “그날은 국군의 날이라 군 수뇌부들이 자대로 돌아간다고 해서 몇 명만 관저로 초대했을 뿐”이라며 “앉자마자 폭탄주를 돌렸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느냐. 그런 자리에서 시국 얘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군인이 통수권자 앞에서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아시지 않느냐”며 “아무리 술을 마셔도 군인은 정신 멀쩡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이야기를 하며 그렇게 말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즉각 입장을 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오히려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고 말해왔다”며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직접 들은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공방을 정리한 뒤, 다음 기일에 당시 관저 참석자 일부를 증인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추가 검증하기로 했다.
이번 발언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의 의도와 지시 체계를 밝히는 핵심 증언으로 주목된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도 “곽 전 사령관의 진술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한 보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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