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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평화적 두 국가론은 가장 실용적인 평화공존의 방법”이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는 “통일을 강박적으로 좇기보다 평화를 제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과 교감 없이 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라며 “정동영 장관이 용기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임 이사장은 자신이 지난해 처음 제안한 ‘두 국가론’의 본뜻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평화적 두 국가론은 적대적 두 국가론과 다 르다”며 “북한이 어떤 주장을 하든 우리는 실질적인 평화공존 상태를 제도화하면서 평화적 두 국가로 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건드리지 말라’는 자기 방어적 발언이지만, 우리가 말하는 평화적 두 국가론은 공존과 협력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이사장은 “통일은 하나의 점이 아니라 과정이며, 미래 세대가 결정할 문제”라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적대와 불안을 줄이는 평화공존 체제를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의 깃발은 남겨두고 현실을 직시해야”
“헌법 영토조항, 해석의 유연성 필요… 현실 반영해야”
임 이사장은 통일의 목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과정 중심의 통일관”을 제시했다. 그는 “통일이라는 깃발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 그러나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평화의 기반부터 쌓아야 한다”며 “지금은 깃발만 외치고 입구에도 못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남북 간 적대가 심화될수록 핵 고도화와 군사적 긴장은 가속화될 뿐”이라며 “조금 더 객관적으로 현실을 보고 사회적 합의를 높여 평화 공존의 기반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일각에서 ‘두 국가론은 헌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임 이사장은 “현실적 불일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는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하지만, 1991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순간 이미 현실과 헌법의 불일치는 생겼다”며 “영토 조항은 대부분 나라에 없는 예외적 규정으로, 해석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임 이사장은 “한반도와 부속도서라 함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고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역을 의미한다는 식의 실용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 문제를 둘러싼 건강한 공론을 만들자”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독일의 동방정책을 예로 들며 “서독이 동독의 주권을 인정한 이후 오히려 교류가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상대 주권을 인정하면 불안정성이 줄고, 상대를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교류와 협력이 폭넓게 이뤄진다. 우리도 적대적 상태를 제도적 평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를 주도해 달라 하고, 자신은 옆에서 지원하겠다는 태도는 매우 실용적인 접근”이라며 “지금까지는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북미 회담의 길을 만들었고, 이재명 정부는 현실을 인정하고 실용적으로 이어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임 이사장은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동영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국·러시아와의 외교를 복원하는 데 정성을 쏟으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말미에서 임 이사장은 지난해 총선 당시 공천 배제(컷오프) 이후의 심경도 털어놓았다. 그는 “정치인에게는 아픈 일이지만, 그게 책임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상처를 다 회복했다. 공인으로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언제든 순리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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