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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에 대한 세금 면제를 추진하면서 건설사 부담은 줄고 정책 속도는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건설사의 책임 회피와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준공 전 미분양주택 환매조건부 사업’을 통해 2028년까지 미분양 주택 1만호를 매입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재정 2000억 원, 주택도시기금 융자 500억 원 등 2500억 원에 달한다. HUG는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가의 50% 수준에 사들여 자금난에 처한 건설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준공 후 1년 이내에 다시 되사갈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동산 거래가 발생하면서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지방세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미분양 아파트를 HUG가 매입할 때는 물론, 향후 건설사가 되사갈 때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와 행정안전부는 HUG와 건설사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협의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자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세제 지원은 일시적인 제도 적용이며 최종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가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건설사의 환매 가격 부담은 분양가의 57%에서 51.5%까지 낮아질 수 있다. 면제 대상은 HUG의 취득세·보유세, 건설사의 재매입 취득세다.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이 같은 세금 혜택은 동시에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시장 왜곡과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HUG가 미분양 물량을 떠안고 세금까지 면제해 주는 구조는 건설사가 분양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착공이나 공급을 이어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정책이 단기적으로 건설사 부실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수요 부진을 해결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지방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와 유동성만으로 시장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시장 개입을 할 수는 있지만 그 비용과 책임이 모두 공공부문에 전가되면 건설사는 무책임한 분양 전략을 반복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정책은 과거에도 시행된 바 있다. HUG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비슷한 방식으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건설사 유동성을 지원했고 당시에도 세금 감면을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진 바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HUG와 민간 건설사 모두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혜택 부여가 중요하다”며 관련 법 개정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지방 건설사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지역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 지원이 근본적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건설사와 정부 모두의 신중한 접근과 투명한 정책 집행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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