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위기 속 ‘모듈러 공법’… 공공임대주택서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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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 3000호까지 모듈러 공공임대 확대… 빠른 시공·품질 균일화 장점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8 11:09:38

▲ 3월31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권정생어린이문학관 앞에 산불 이재민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주택이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 경기 침체와 인력난 속에서 정부가 모듈러 공법을 건설산업의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의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생산성 향상과 시공 품질 균일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이 공법을 적용한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 확산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세종시에 위치한 모듈러 통합공공임대주택 현장을 공개하고 2025년부터 연간 3000가구 규모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연 1000가구 수준에서 세 배로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10% 추가 융자·에너지 절감과 모듈러를 동시에 지원하는 융자 제도 개선 등 실질적 재정 지원도 마련 중이다.

모듈러 공법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른 시공이다. 일반적인 공법에 비해 평균 20~30% 공기를 단축할 수 있고 공장 제작 과정에서 표준화된 자재와 장비를 활용해 시공 품질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 현장 인력 투입이 줄어들어 안전사고 위험도 감소하고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건설업 고용 한파가 심화된 현 상황에서 모듈러는 구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고 고용보험 가입자는 20개월째 감소세다. 구직자는 늘고 구인은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는 모듈러 공법을 통해 고부가가치 중심의 건설 산업 전환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국내 모듈러 공법은 13층 이하의 중저층 중심에 머물러 있고 해외처럼 초고층 건축이 가능한 기술력은 아직 부족하다. 또 기존 공법에 비해 초기 공사비가 높은 점 그리고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단가 절감이 어려운 현실도 걸림돌이다.

일용직 노동자 일자리 축소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현장 인력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건설 근로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인력 재배치와 산업 구조 전환이 병행돼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건설 기술과 결합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민간 건설사와 대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은 모듈러 전용 연구시설을 마련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LG전자도 스마트홈 시스템과 결합한 소형 모듈러 주택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시장 형성을 위한 공공 주도의 초기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며 “모듈러는 단기 해법이 아닌 중장기 건설산업 혁신 분야”라고 전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기 50% 단축·공사비 절감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공공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모듈러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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