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선 4개월 만에 '연정' 무산… 향후 정국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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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 1위 '자유당' 배제하고 중도 좌·우파 정당 협상하다 결렬
EU 회워국 4분의3, 우파 내지 우파 포함한 연립정부가 집권 중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5 15:25:40

▲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칼 네하머 총리가 연정 결렬 사실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작년 9월 총선에서 이른바 극우 자유당이 1위를 차지하자 기존 정치 세력이 위기를 맞았다. 중도우파 국민당 대표인 네하머는 자유당을 배제한 채 중도좌파 사민당과만 연정 협상을 해 왔으나, 이념차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근년 유럽 곳곳에서 이른바 극우로 불려 온 정당들의 대거 도약이 두드러진다. 그로 인한 기존 리더십 위기 역시 보편적인 현상인 가운데 오스트리아 소식이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선 총선을 치른 지 4개월 만에 끝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결렬돼 총리가 사의를 밝혔다.

중도우파 국민당 대표인 칼 네함머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영상을 통해 사회민주(사민)당과의 연정구성 협상 불발을 알리며 “가까운 시일 내 총리직 및 국민당 대표직 사퇴” “질서 있는 이양”을 약속했다. 이어 사민당에 대해 “파괴적인 세력이 우위를 차지했다. 국민당은 경제에 반하는 정책에 서명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연정구성 협상을 종료하기로 한 국민당 결정을 두고 안드레아스 바블러 사민당 대표가 “나라를 위해 좋은 결정이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양당 간 협상에서 이전 정부가 남긴 적자 등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불황과 이민자·복지예산 문제 등 유럽 주요국들의 일반적 고민 또한 오스트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년간 경기침체 속에 실업률이 증가 추세였으며 재정 적자가 현재 3.7%로 유럽연합(EU) 기준인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섰다.

작년 9월 총선에서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운 자유당은 과반 미달이긴 하나 1위를 차지했음에도 연정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2위(국민당)·3위(사민당) 정당이 자기들끼리 연정을 꾸리려 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당과 사민당 의석수를 합쳐 과반을 단 1석 넘긴 형편이라 처음부터 불안정했고 양자 간 이념적 차이 극복도 쉽지 않으리라 여겨졌다. 향후 가능한 선택지로 다수당인 자유당 중심의 연정이나 조기총선이 언급된다.

국민당 차기 대표직에 누가 오르든 자유당과의 협력을 아예 배제해 온 네함머보다는 자유당과의 연정에 전향적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EU 회원국 중 4분의3에서 중도우파 내지 우파 정당이 포함된 연립정부가 집권 중이며, 작년 6월 유럽의회 선거 때 프랑스 국민연합(RN)·독일대안당(AfD)·이탈리아형제들(Fdl) 등 극우 취급 받아 온 정당들이 크게 약진했다. 기현상이라기보다 수십년 치우침을 재조정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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