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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 발표 때 화면에 예년과 달리 중국 국기와 만리장성 그림만 보여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은 집권 첫해인 2013년 이후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오성홍기·만리장성 그림과 함께 책장을 배경으로 신년사를 발표해 왔으나, 지난달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 생중계 2025년 신년사에선 이전보다 큰 만리장성 그림만이 뒷 화면을 채웠다.
최근 수년간 시 주석 신년사 발표 때마다 책장 속 사진에 변화를 줘 그해 역점 과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해 중국 정치를 이해하는 ‘창구’로까지 여겨졌던 연출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현지 관영 매체가 ‘애국심과 민족정신의 강조’로 풀이해 보도했다. 신화통신이 ‘금수강산 장성만리’라는 제목의 별도 기사를 통해 올해 신년사 배경의 만리장성 그림이 “인민대회당 접대청(리셉션홀)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만리장성의 영원성을 찬양한 노래나 마오쩌둥 전 주석의 시 구절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과거 시 주석이 만리장성에 대해 “중화민족·중화문명의 상징이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강해지고자 쉼 없이 노력하다) 분투정신을 이루는 강인한 불굴의 애국정신이 응집된 것”이라고 말한 사실과 2024년은 덩샤오핑과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등 지도자들이 만리장성 수리를 위한 모금운동인 ‘내 사랑 중화, 나의 장성을 수리하자’ 40주년이었던 점을 지적했다.
서방 언론에선 시 주석의 이번 신년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외부의 불확실성’ 앞에서 자신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미국 주도의 기술공급망 차단 노력과 더이상 막대한 국가 주도 투자로 경제성장을 이끌 수 없다는 신호를 모두 인정한 것”이라며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몇주 전에 중국이 경제적 전환을 이루고 외압에 저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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