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납 종신 과열 여파?…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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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불완전판매 2477건→2814건 급증… 전체 비중 52% 차지
한화생명 175% 교보생명 49%씩 늘어… 비율로는 삼성·신한生 상위권
단기납 종신보험 대거 판매한 영향 추정… “저축성으로 오해 없도록 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2 10:03:00

▲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신보험을 판매한 생보사 20곳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건수는 총 2814건으로 1년 전(2477건)보다 13.6% 늘어났다. ⓒ스카이데일리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가 1년 새 14%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 불완전판매 비중에서도 전체 52%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과 비슷하게 환급률을 높이는 식으로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 판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금융소비자들이 종신보험을 저축성으로 오해하지 않게끔 보험 설계사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12일 생명보험협회 통계를 확인한 결과 올 상반기 종신보험을 판매한 보험사 20곳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건수는 총 2814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2477건)와 비교해 13.6%(337건)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생보사 전체 불완전판매 건수(5388건)가 0.5%(28건) 감소한 것과 상반된다.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내 비중도 전체 45.7%에서 52.2%로 늘어났다.

대형 생보사 증가 폭이 컸다. 총자산 30조 원 이상인 생보사 8곳(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농협·동양·KB라이프·미래에셋) 중 6곳의 불완전판매 건수가 1년 전보다 늘어났다. 한화생명이 171건에서 470건으로 174.9% 늘어 1위였다. 215건이었던 교보생명도 318건으로 47.9% 증가했다. 이어 농협생명 31.3%·동양생명 18.5%·신한라이프 15.6%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신계약 건수에서 불완전판매 건수로 나눈 불완전판매비율로는 삼성생명 0.39%·신한라이프 0.28%·미래에셋 0.19%·교보생명 0.15%·한화생명 0.14%·KB라이프생명 0.14% 등의 순으로 컸다.

종신보험 불완전판매가 늘어난 건 종신보험 신계약이 급증한 결과다. 작년 상반기 140만28건이었던 종신보험 신계약은 1년 뒤 186만3521건으로 33.1% 불어났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상반기 평균 약 120만 건 정도 신계약이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난 셈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인기를 끈 게 신계약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들은 연초 5~7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가입한 지 10년째에 보험 계약을 해지하면 낸 보험료의 최대 130%까지 돌려주는 방식의 단기납 종신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해 왔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보장성보험에 속하는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게 저축성보험보다 회계 이익을 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혼동해 가입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저축성을 갖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피보험자의 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이라서 중도 해지 시 보험금 환급이 70%까지 돌려거나 아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에 금융당국은 줄곧 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은 4월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130% 밑으로 내리도록 권고했고 금융위원회도 11월7일 회계 가이드라인을 통해 단기납 종신보험의 보너스 지급 시점 해지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금리 인하로 단기납 종신보험 관심은 누그러졌지만 환급률 인하를 앞두고 절판마케팅이 횡행할 수 있는 게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알짜상품’이 사라질 경우 보장은 나쁘고 보험료는 높은 상품에 가입할 수 없어 절판 전 경쟁이 다시 과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iM라이프는 ‘당당한인생(124.7%)’ 7년납 10년 시점 환급률을 내년 1월 119.5%로 인하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도 내년 1월부터 7년납 10년 시점 단기압 종신보험 환급률을 120%에서 11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양생명·DB생명·교보생명·삼성생명 등은 이미 7년납 10년 시점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120%대에서 110%대로 낮췄다.

이를 두고 금융소비자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설계사 재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사 설계사로부터 발생한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건수는 상반기 기준 1104건으로 전체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경우 장기보험의 특성상 소비자가 저축성보험으로 오해하도록 하는 마케팅이 지속되고 있다”며 “종신보험이 저축 목적에 적합하지 않음을 소비자에게 현재보다 더 강조해야 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보험 판매과정에서 이를 빠뜨리지 않도록 소속 설계사를 전면 재교육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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