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무허가 수상레저 업체 언제 뿌리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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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6 00:02:30

날이 따뜻해지는 4월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에 들어선 10월까지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수도권에선 가평으로 야외 나들이를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엔 수상레저를 즐기러 가기도 한다. 특히 북한강 인근에선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기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수상레저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를 운영하는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업체의 과실로 사고가 났는데 설상가상으로 그 업체가 무허가 업체이면 정말 골치 아파진다.

실제 올해 4월 한 20대 남성이 제트스키를 이용하다 크게 다쳐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문제는 해당 업체가 군청에 수상레저 사업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트스키를 운영하기 위한 수상 기구만 지자체에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 경우 개인이 기구를 탈 수는 있지만 이를 영업에 이용하는 건 불법이다.

무허가로 수상레저 영업을 한 업체 대표와 제트스키 사고를 낸 가해자는 검찰에 송치가 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업체 대표는 돈을 받고 영업한 것이 아니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빌려준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보고 크나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들은 불법으로 영업한 업체는 처벌을 받으면 끝나지만 아들은 인생을 망쳤고 업체가 불법 영업을 하는 동안 가평군청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속상해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안타깝기도 했지만 동시에 안전불감증이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평군에선 해당 업체가 불법 영업을 하면서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 일행의 진술서를 받아 증거자료로 제출할 것이며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지 한참 지났는데 아직까지 정식 고발도 진행되지 않았다는 건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힘 없는 서민은 피해를 당했어도, 관청이나 경찰에서 늦장을 부려 사건 해결에 시간이 지체돼도 그저 참고 기다려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수상레저를 이용할 때는 증빙 자료를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불법 영업을 하는 업체에서 수상레저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계좌이체 내역 등을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증빙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번 사고는 무허가 업체와 그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가평군청 때문에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평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수상레저 업체가 많다. 단속을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가평군이 7월, ‘6년 연속 수상레저 사망 사고 제로’에 도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평군청에 4월에 이미 사고가 났는데 왜 이런 걸 내걸었냐고 묻자 관계자는 ‘사망’이 아니기 때문에 ‘사망 사고 제로’에 해당한다고 했다. ‘말장난을 치는 건가….’ 실적에만 신경 쓰는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실태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겨울이 코앞에 다가와 당장 수상레저를 즐기러 가지는 않겠지만 레저의 계절이 다시 시작되기까지 반 년도 채 남지 않았다. 시기가 눈앞에 닥쳐서야 우리 지역은 단속을 강화한다고 홍보를 하곤 하지만 왜 미리 단속해 뿌리 뽑을 수 없는 건지 의문이 든다. 인력난만 호소할 게 아니라 비수기 때 지역에서 수상레저를 영업하는 업체들을 방문해 정식으로 허가된 곳인지 전수조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