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날 미사일 쏴댄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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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날 미사일 쏴댄 北

核탑재 추정 SRBM 최소7발 도발
새 정부 협상 끌어내기 속셈 각본
美 “러 파병 북한군 곧 전선 투입”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5 17:00:37

▲ 북한이 9월19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고중량 재래식 탄두 장착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궤도로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역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새로 들어설 미 행정부에 핵·미사일의 실전 운용 가능성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유화정책을 끌어내기 위한 선제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핵 군축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리하다고 보고 북한이 연이은 도발에 나선다는 관측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직 미 정보당국 관리는 최근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바이든행정부에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중동전쟁의 발발은 국제정세가 철저하게 ‘힘에 의한 평화’ 논리로 돌아간다는 방증”이라며 “트럼프가 박근혜정부와 밀월로 방위비의 현실적 인상을 대가로 K방산의 육성을 약속했고 결국 이행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상기했다. <본지 2023년 11월6일자 [조정진칼럼] K방산 급성장 비결은 ‘한미동맹’이었다 보도 참조>

그는 “트럼프가 재임 시절 단 한 차례도 전쟁을 하지 않은 것은 패권국으로서 선한 힘의 논리로 적성국을 찍어 눌렀기 때문”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감생심 꿈도 못 꿨고 이란은 고위 지도자가 공대지 폭격으로 암살당했는데도 눈치만 봤으며 중동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했는데도 몸을 낮춘 게 그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힘의 논리로 평화를 구사한 트럼프가 중국 공산당의 현존하는 위협을 묵과한 채 오직 김정은과 평화 쇼만을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국을 버린다는 건 트럼프의 ‘레토릭(rhetoric·계산적 화법)’을 잘못 해석한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사업가적 마인드로 미국 기업의 대북 투자의 통로를 열어젖힐 수도, 김정은의 복속을 받아내 사실상 남북교류의 물꼬를 다시 틀 수도 있을 만큼 수에 능통한 실력자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5일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7시39분 사이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최소 7발이 포착됐다. 미사일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동해안 해역에 떨어졌다. 합참은 북한이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시험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합참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일본 당국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도발은 미 대선 시작을 불과 6시간 앞둔 시점이자 지난달 31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한 지 5일 만에 이뤄진 조치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9월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엔 ICBM을 운용하는 전략 미사일 기지 내부를 처음 공개했다.

미국은 이달 3일 한·미·일 3국 공중훈련에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전개하며 북한의 ICBM 발사에 적극 맞섰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에 주둔하는 북한의 군사 동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주둔 북한군의 규모를 1만 명으로 판단한다고 밝히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군이 참전할 경우 미국의 합법적인 군사 공격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겸 기자 k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