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의 영화세상]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KBS 변화의 시작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8-22 06:31:20

8월15일 광복절에는 여러 가지 일이 벌어졌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공개적인 등장은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기적의 시작’이 공중파 방송을 탔고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이 용산에 세워진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기적의 시작’은 대한민국 건국과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에서 나라를 구해 낸 혁혁한 공로를 세웠는데도 온갖 험담과 모욕적인 무시로 ‘친일파’ ‘독재자’로 매도당했던 이승만 대통령을 공중파 공영방송에서 직접 다룬 지극히 이례적인 경우라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김대중정부 때부터 편향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공중파 공영방송은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좌파 진영의 선전 도구로 둔갑했다. 지금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다.

한국방송공사(KBS)는 2006년 2월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을 계기로 선동 정치인 우고 차베스 베네주엘라 대통령 미화에 앞장섰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정책을 편 차베스를 새로운 유형의 정치 지도자로 추켜세운 것이다. 그 후 김일성이나 모택동·등소평·시진핑에 이르는 적성국가 인물들은 간단없이 소개했지만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6·25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이나 맥아더 원수처럼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졌거나 안전을 지킨 인물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노골화된 대한민국의 역사부정 인식과 문재인정부 시절에 극단화된 방송 장악 시도가 더해지면서 KBS·MBC로 대표되는 공중파 공영방송의 편향성은 심화되었다. 문화방송(MBC)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여론 왜곡 방송으로 꼽힌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괴담을 퍼뜨렸고 결국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편향성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인물들을 진행자로 기용하거나 출연자로 선정하는 경우가 일상화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공중파 공영방송에 모두 해당되는 사안이다.

‘기적의 시작’은 이같이 편향된 환경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공적을 소개하는 드문 경우가 된 것이다. 기적의 시작이고 거대한 변화의 징조다. 아직도 양대 공중파 방송은 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하고 있고 여전히 편향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기적의 시작’이 KBS를 통해 방영된 것은 그 자체로도 언론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8·15 광복절을 맞아 이 영화가 방영된다는 예고가 나가자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해 민족문제연구소·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몇몇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결의문을 내 “친일을 잊고 독재를 부정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에 억지 주장을 내보내려는 시도”라며 “방영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기적의 시작’이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바람을 상징한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가 방영된 독립영화관 프로그램은 평소에도 시청률이 1% 내외를 겨우 오르내릴 정도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그냥 내버려 둔다면 둑에 난 구멍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기는 듯한 반응이다. 그러나 좌파 그룹의 완강한 반대에도 프로그램은 예고한대로 방영됐다.

이승만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 ‘기적의 시작’은 독립운동·건국, 6·25전쟁을 승리로 이끈 과정,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춰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설명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건국전쟁’이 돌풍을 일으키자 ‘기적의 승리’ 역시 관심을 모았고 광복절을 맞아 방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이 서울 용산가족공원에 세워진다.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가칭) 건립 부지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옆 부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곳을 후보지로 검토한 결과 역사성·접근성·사업성 등을 종합해 용산공원 부지를 최종 확정했다는 것이다. 용산에는 국립중앙박물관·국립한글박물관·전쟁기념관·가족공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기념재단은 기념관 건립을 위해 지난해 9월 국민 모금 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132억여 원을 모았다.

올해 광복절의 작은 변화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이 합쳐진 결과다. 무엇보다도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는 공짜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노력과 의지로 지켜 내는 것이다.

조희문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