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반도체주 일제히 주르륵… 엔비디아 6%↓·ASML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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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중국 제재 강화 소식 속에 2020년 이후 최대폭 하락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8 16:35:34

▲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등으로 올해 잘 나가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17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했다. 연합

반도체 산업 관련한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강화 조짐에 해당 주가가 일제히 미끄럼틀을 탔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64% 떨어진 11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지수가 전날보다 6.81% 내려 2020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미 반도체 기업 AMD와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주가는 각각 10.21%와 7.98% 떨어졌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12.29% 폭락했다. 브로드컴·퀄컴도 각각 7.91% 8.61% 하락했으며, 마이크론테크놀러지·델테크놀러지 역시 6.27% 6.77% 미끄러졌다.

특히 독보적 기술력으로 일명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乙)’로 불려 온 ASML은 2분기 중국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를 더욱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매출의 약 절반이 중국서 발생하는 ASML가 2분기 순매출 62억 유로(9조3325억 원), 당기순이익 16억 유로(2조4000억 원)를 찍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정부가 ASML과 도쿄일렉트론 등에 대해 해외직접생산품규정(FDPR)을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FDPR란 미국 밖에서 제조된 외국기업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한 조치다. “더 까다로운 무역 규제를 예고한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시도가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짚었다.

트럼프의 대만 방위비 언급도 이날 반도체주 하락에 한몫했다.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더 지불해야 한다면서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꼬집었다.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거의 다 가져가긴 했지만” 식의 어감이었다.

이어 바이든정부가 반도체공장 유치를 위해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겨냥해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언젠가 자기 나라로 다시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을 상대로 한 대만 방어 관련 질문엔 “대만은 매우 부유하다. 방어를 원하면 우리 미국에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험회사에 하는 것처럼”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이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의 대만방어 약속 실행에 의문을 던졌다고 외신들은 논평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