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지원 지지부진… 요금 인상 조짐에 소상공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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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전력 수요 감소에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유력
소상공인 전기요금 체납 785억 원… 체납 건수도 24%↑
전기요금 지원, 고작 ‘20만 원’… 예산도 절반밖에 못 써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9 13:40:57

▲ 소상공인 대상 '제4차 전기요금 특별지원사업' 접수가 시작된 2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 점포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지원이 지지부진하면서 이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달 말 4분기(10~12월) 적용할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전기요금은 매분기(3·6·9·12월)마다 발표하는데, 한전이 생산원가 등을 반영한 연료비조정단가를 산업부에 제출하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정부는 고물가를 감안해 5개 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을 동결해왔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적자는 43조 원에 달하고, 총부채도 202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동결의 이유가 됐던 물가도 최근 2%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폭염 시기가 지나 전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현재도 부담되는 전기요금이 오르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월별 일반용 전기료 체납 건수 및 금액’에 따르면 일반용 전기요금의 상반기(1~6월) 체납액은 지난해 569억7000만 원에서 올해 784억9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7.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체납 건수도 지난해 7만5200건에서 올해 9만3300건으로 2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7~8월 사이엔 전력 수요도 높았고, 전력 사용량도 최대치를 기록했던 만큼 체납액 및 체납 건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사용량이 많아 주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에서 체납 건수와 금액이 늘어난 점으로 보아 이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올해 예정됐던 소상공인 대상 전기요금 지원도 지급된 건이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사업’을 발표하며 매출이 일정 규모 이하면 최대 20만 원까지 전기료를 차감해주는 특별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현재 지원을 신청한 84만여 건 중 64%가량만 지급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에 투입될 2520억 원의 예산도 절반가량인 1093억 원만 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사업의 매출 기준 등 문턱이 너무 높고, 20만 원에 불과한 지원으로는 전기 요금 부담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