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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기록화 ‘정선 필 북원수회도첩(鄭敾 筆 北園壽會圖帖)’이 보물로 지정됐다.
정선은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시대를 연 인물로 꼽힌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북원수회도첩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진경산수화로 유명해지기 전에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은 1716년(조선 숙종 42) 과거 급제 60년을 맞은 이광적이 9월16일 회방연을 치른 뒤 10월22일 장의동(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의 지역) 집에서 동네 노인들을 모아 기로회를 연 것을 기념해 제작한 서화첩이다.
회방연은 과거 급제 60년을 맞아 치르는 잔치를 뜻한다. 기로회는 나이가 많아 벼슬에서 물러난 사람들의 모임이다.
총 20장 40면으로 구성된 책장 맨 앞에는 ‘북원수회도’가 수록돼 있고 참석자 명단과 전체적인 내용·제작 경위가 포함돼 있다. 또 기로회 참석 대상이 나이순으로 적혀 있으며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시가 모임에 앉은 순서대로 수록돼 있다.
북원수회도 중앙에 자리하는 이광적의 집은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방과 마루를 구분하는 문턱 그리고 가옥 오른쪽 벽면에 난 문의 문살까지 자세히 기록됐다.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의 각자 앉은 위치도 자세히 묘사됐다. 또 집을 둘러싼 나무 중 일부가 노랗게 물든 것으로 봐서 가을 무렵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은 진경산수를 대표하는 화가인 정선의 초기작이자 기록화라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며 “숙종 후반기에 활동한 중요한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된 시문들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또 다른 작품인 ‘도은선생집’은 전남대학교도서관 소장 작품으로 고려 말의 학자 이승인의 시문집이다. 책은 처음 1406년(태종 6)경 태종의 명령으로 변계량이 시집 3권과 문집 2권으로 엮고 권근이 서문을 지어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작품은 금속활자 간행 이후 다시 목판으로 판각해 인출한 것으로 11행 19자 형식이다.
이 밖에 불교 관련 유물인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 ‘영덕 장륙사 지장시왕도’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도 보물로 지정됐다.
정부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정선 필 북원수회도첩·도은선생집 등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 행정의 자세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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