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글로벌 IB 불법공매도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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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글로벌 IB 불법공매도 적발

금감원,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중간 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 발표
대여·담보제공 주식 반환절차 미흡, 차입확정 전 공매도 제출 등 확인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6 12:00:00

▲ 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공매도특별조사단을 출범한 후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투자은행(IB) 14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확인한 불법공매도 규모는 총 2112억 원(164개 종목) 수준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이 2112억 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은행(IB) 불법공매도 위반을 적발했다. 글로벌 IB는 우리나라 공매도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대여·담보제공 주식 반환절차 미흡, 차입확정 이전 공매도 제출, 내부부서 간 잔고관리 미흡 등의 혐의를 저질렀다.

6일 금감원은 글로벌 IB 총 14사 중 2사에 대해 조치를 완료한 가운데 7사에 대해 불법공매도 혐의를 발견했고 나머지 5사에 대해선 계속 조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공매도특별조사단을 출범한 후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고 있다. 홍콩 HSBC 등 글로벌 14사의 공매도 거래량은 외국인 전체 거래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국내 외국인 공매도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확인한 9개 글로벌 IB의 불법공매도 규모는 총 2112억 원(164개 종목) 수준이다. 최초 적발한 2사(A·B사)의 불법공매도(556억 원)에 대해 과징금 265억 원을 부과했고 검찰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7사(C·D·E·F·G·H·I)의 불법공매도(1556억 원)도 적발했다.

글로벌 IB는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의 과실 등 다양한 사유로 무차입공매도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C·E사는 외부대여 또는 담보제공된 처분제한주식에 대해 반환이 확정된 후 매도주문을 제출해야 함에도 확정 전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를 발생시켰다. 처분제한주식에 대해 반환절차 없이 소유주식으로 계산해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한 것이다.

D·F·G사는 요청수량보다 적은 주식을 차입하거나 차입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충분한 수량이 차입됐다고 착오하고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를 일으켰다. 차입확정수량 입력 이전 공매도 주문을 승인·제출하거나 주문 제출 이후 사후적으로 차입 관련 기록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불법공매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에 하자가 존재했다는 얘기다.

D사는 내부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하면서 과다계상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공매도를 일으켰다.

C·D·H·I사 4곳은 차입수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입력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일으키기도 했다. 금감원은 불법공매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 프로세스 및 잔고관리 방식 개선 등 실효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IB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불법공매도 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및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 IB에 대해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신속히 제재절차에 착수하고 나머지 IB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며 “공매도 위반행위에 대해선 지속 감시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불법공매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홍콩의 주요 글로벌 IB와의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 공매도 제도 및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 등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우려 사항 및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의견 등을 청취해 향후 공매도 제도 개선에 참고할 예정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