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표 얻자고 막 던지고 보는 ‘포퓰리즘 정책’ 안 된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이재명 대표 1인당 25만 원·가구별 100만 원 공약
13조 원 소요… 물가상승 불붙이는 ‘무식의 소치’
재정건전성 아랑곳하지 않은 ‘퍼 주기’ 허언일 뿐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7 00:02:02

4·10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분별한 포퓰리즘이 또 도졌다. ‘국가 경제를 망칠 무책임한 대중 영합주의’라는 거센 비판 여론과 함께 총선 결과 다수당이 될 경우 여간 큰 걱정이 아니라는 우려가 크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높은 물가 등 경제 위기를 야기하고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가계소득 지원을 통해 소비를 늘리고 이것이 멈춘 경제를 다시 움직이도록 만드는 ‘민생 경제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 원·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또 코로나19 당시의 재난지원금처럼 민생회복 지원금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는 1인당 10만 원의 추가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해선 약 13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추산이다. 국민 전체에게 이 돈을 풀면 겨우 잡혀 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다시 불을 붙이자는 것이니, 참으로 ‘무식의 소치’라고 하겠다. 인플레는 고금리로 대응하는 게 정도다. 예컨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플레의 늪에 빠진 세계 여러 국가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 카드를 쓰고 있다.

이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불가피한 행보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크게 불어난 가계와 기업 등의 부채가 금리상승으로 부실화되고 자금 조달의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외 유럽중앙은행(ECB)은 물론 한국은행이 고금리 정책으로 물가상승 등 인플레에 대응하는 이유다.

한국 경제의 현실상 생활물가고를 심하게 겪는 취약 계층을 돌보기 위해서는 가격이 급등한 재화의 수급 병목을 풀어 가는 것이 정답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이 대표는 총선 지원 유세라며 전국을 다니면서 정부의 인플레 대책에 대해선 비판 소지가 없으니 재정건전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퍼 주기’ 공약에 여념이 없다. 무지도 이런 무지가 없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퍼 준 부자 감세, 민생토론회에서 말한 선심성 약속에 드는 약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추경 논의에 응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정부는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주민 삶에 직결되는 여러 문제를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취지에서 ‘주제별 민생토론회’를 갖고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해당 지역의 필요한 정책 요구를 수렴해 사전 조율한 뒤 민생토론회를 갖게 된 것이다. 전남 지역의 경우 무엇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기에 익산·여수 간 철도 고속화와 영암·광주 ‘한국형 아우토반’ 초고속도로 건설이 논의된 것이다. 중장기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필수적인 민생 문제 해결이 주제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올해 60조 원 가깝게 세수 부족이 예상될 정도로 나라 곳간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또다시 극단적 재정 포퓰리즘 정책을 꺼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이 대표는 20대 민주당 대선 주자 시절에도 청년에게 연 200만 원, 그 외 모든 국민에게는 연 100만 원(월 8만3000원)씩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한 해 약 60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메가톤급’ 복지 공약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표를 얻자고 막 던지고 보는 정책은 안 된다.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은 국가 재정상 지속 가능하지 않고 미래세대에 ‘재정 폭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