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5대 재벌 자산 GDP의 61%… 토지 자산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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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 기자회견
5대 재벌기업 총자산 15년 새 4배 급증… “시장경제 독과점”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8 16:28:53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5대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자산 실태 발표' 기자회견. ⓒ스카이데일리

국내 5대 재벌기업(삼성·현대차·SK·롯데·LG)에 경제력이 집중돼 있어 이들의 사익편취 등 불공정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5대 재벌기업이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통해 몸집을 키웠고 그 결과 부의 집중이 극심해져 경제·사회적 양극화를 낳았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도별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자료를 조사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5대 재벌기업의 2022년 기준 총 자산은 1324조8000억 원으로 같은해 GDP(2161조7000억 원)와 비교하면 61%에 달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호림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2007년 같은 조사에서 5대 재벌기업의 총 자산은 350조 수준에 불과했지만 15년 만에 4배 가까이 불어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다”며 “재벌 대기업이 우리나라 시장경제를 독과점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5대 재벌기업의 총 자산의 급증은 부동산으로 번 자산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5대 재벌기업의 합산 토지자산 장부가액은 2007년 47조4943억 원에서 1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71조718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동안 2.96배 증가한 셈이다.

2022년 기준 가장 많은 토지자산을 보유한 재벌기업은 현대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액 규모가 25조57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도 17조4283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돼 현대차의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삼성(약 13조 원)·SK(약 8조 원)·LG(약 6조 원) 등 순이었다.

투자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재벌기업은 롯데였다. 2022년 기준 롯데는 7조878억 원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삼성(4조7313억 원)·SK(3조3725억 원)·LG(1조9231억 원)·현대차(6121억 원) 등 순이었다.

경실련은 “투자부동산은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토지·건물 등 기타 부동산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사무용·비사업용 성격의 토지나 건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토지 외에도 투자부동산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운용 또는 임대수익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점을 미심쩍은 부분으로 지적했다. 또한 리츠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지배구조 상단 모회사에 보내 궁극적으로 총수일가의 이익에 기여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