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연구진 생체이용률 8배 높인 약물 전달체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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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담즙산 순환 회로 모사 통한 생체이용률 높인 기술
비만치료제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회사 적극적 접촉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08 14:21:39

▲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햄스터에 약물을 투여해 열화상 카메라로 관찰한 결과 건강하게 살아 있다. KBSI 제공.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생체이용률을 8배 높여 먹는 약으로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회사와 접촉 중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광주센터 정혜종 박사·전북대 의대 홍성출 교수·미국 SNJ파마슈티컬 김현진 박사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단백질·펩타이드·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염병·미생물·항생제 분야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IJAA) 온라인판 (논문명 ‘Oral delivery of a host-directed antiviral niclosamide as a cholate-coated nanoformulation’ IF=10.8·KBSI 정혜종 박사(제1저자)·전북대 홍성출 박사(공동교신저자)·SNJ 파마슈티컬 김현진 박사(공동교신저자))에 9월21일 게재됐다.

KBSI 정혜종 박사는 “이 나노 전달체 기술 개발을 위해 20여년을 연구해 왔으며 2021년부터 니클로마시이드를 적용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9월21일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된 뒤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글로벌 상위 20 제약회사를 비롯한 국내외 제약회사들로부터도 계약을 위해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이 기술은 향후 감염병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 개발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체 콜로스테롤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약물 전달 기술이다. 담즙산은 세제와 유사한 역할을 해서 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지 못하는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녹게 한다. 장에 도달한 대부분의 담즙산은 간으로 재흡수돼 혈류로 돌아 체내에 전달된다.

이러한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 투여 후 혈액에 남아있는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조건의 비교 실험을 통해 나타난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의 생체이용률(4.8%)보다 약 8배가 넘는 수치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뒤 7일 동안 나타난 햄스터의 체온과 체중의 변화도 살펴 본 결과 약물을 투여하지 않거나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이 투여된 대조군의 햄스터는 4일 만에 모두 죽었다. 반면 나노 전달체 기술이 적용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 실험군의 햄스터는 정상 체온 및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 외에도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 약물로도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어 신약 개발에서 응용할 수 있다.

KBSI 정혜종 박사 연구팀은 광주센터에 설치된 고령동물생육시설을 활용해 약물의 효능 평가를 담당했다. 홍성출 전북대 교수와 SNJ파마슈티컬 김현진 박사 연구팀은 담즙산 순환회로 모사 나노전달체 기술 개발을 수행했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