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뒤집기’ 재판 ‘슈퍼 화요일’ 전날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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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4일 첫 재판… 경선 준비·법정싸움 동시 대응해야
트럼프 2026년 4월 재판 원했지만 법원 ‘신속재판’ 결정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29 14:42:01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의 패배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내년 3월4일부터 시작된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타니아 처트칸 판사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첫 재판 기일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처트칸 판사는 “이 재판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종결되어야 한다”면서 첫 재판 기일을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첫 재판 기일을 내년 대선(2024년 11월) 이후인 2026년 4월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측은 슈퍼 화요일에 근접한 3월 4일의 선택은 우연일 수 없고 정치적 속임수의 증거라며 공화당의 반발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처트칸 판사는 재판기일 결정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법적인 달력에 따라 운영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대선 10개월 전인 2024년 1월 2일을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변호인 중 한 명인 존 라우로는 재차 증거를 검증할 시간을 내세워 “우리는 정부가 제시한 기간 내에 증거를 검증할 수 없다”며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심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대부분의 증거가 트럼프의 발언과 의회 기록 등 공공자료라고 반박하며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벌이는 동시에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다퉈야하는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3월4일은 공화당의 경선 판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슈퍼 화요일’ 바로 전날이다. 슈퍼 화요일은 정당별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가장 많이 열리는 날이다.

공화당은 내년 3월5일 앨라배마·알래스카·아칸소·캘리포니아·콜로라도·텍사스 등 10여 개 주에서 코커스나 프라이머리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편향된 트럼프 혐오 판사가 나에게 겨우 (특검이 제안한 재판 시작일부터) 두 달 연기를 허용했다”며 “타락한 정부가 원하던 대로다.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 법원에서 재판받을 사안뿐만 아니라 ‘성추문 입막음’(뉴욕주), 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 보관(플로리다주), 조지아주의 대선 결과 뒤집기(조지아주) 등 총 4개 사안에서 91개 혐의로 기소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다.

특히 그는 조지아주 사안의 경우 24일 검찰에 출두한 데 이어 다음달 6일 법원에 출석해 검찰의 기소 내용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기소 인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패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법원에 내년 3월4일 본격적인 재판 시작을 요청한 바 있다.

성추문 입막음 혐의 사안의 첫 재판은 내년 3월25일로, 플로리다주 사안의 경우 내년 5월20일로 첫 재판이 각각 잡혀 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