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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KB금융지주(이하·KB금융)가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4곳 중 1위를 차지하며 힘을 보탰다.
아쉽게 2위에 머무른 신한금융지주(이하·신한금융)는 비은행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신한생명·신한카드의 부진이 리딩금융 탈환 실패의 패인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이병찬·임영진 사장이 조용병 사장의 리딩금융 탈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에 앞선 KB국민은행…윤종규 리딩금융 수성 목표 실현에 큰 역할
금융권 등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주요 금융사 당기순이익이 일제히 올랐다. 채용비리·금리 조작 등의 다양한 악재를 극복하고 이뤄낸 결과였다. 덕분에 기대이상의 실적을 거둔 금융그룹들의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순위 경쟁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올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곳은 KB금융과 신한금융 등이었다. 그동안 이들 두 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순위 경쟁은 수장이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인데다 조건 역시 비슷하다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모두 △은행 △신용카드 △증권 △보험 등의 사실상 전체 금융 분야를 아우른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자본규모도 KB금융 33조6305억원, 신한금융 33조1543억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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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신한금융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의 순위가 결정됐다.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KB금융이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7956억원을 달성했지만 KB금융(1조9150억원)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호실적의 배경으로 윤종규 회장의 리더십을 뽑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4년 취임식에서 조직의 안정과 함께 비은행부문 성장 그리고 리딩금융 회복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여전히 비은행부문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임 확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생보사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생보사 쪽 M&A를 적극 추진해 KB금융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며 지속적인 영역 확장 의지를 피력했다.
그의 경영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KB금융은 지난해 2분기부터 당기순익에서 신한금융을 앞서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엔 연간 순이익 3조3110억원을 기록하며 2조9179억원에 머무른 신한금융을 제치고 당당히 ‘리딩금융’ 자리에 올랐다.
올해 2분기 KB금융이 1위 자리를 수성한데는 비금융계열사 강화를 통한 수익창출의 다변화와 높은 수수료 이익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KB금융의 전체 실적 개선은 순익이 11.9% 증가한 KB국민은행이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핵심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0% 성장했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3.0%, 5.1% 성장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이자이익 증대와 대손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1조353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 순익 1조2718억원을 앞질렀다. 이는 그룹 전체 순이익인 1조9150억원에 70.67%에 달하는 실적이다.
신한금융 역시 올해 상반기 주력 계열사 신한은행의 선전으로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긴 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7956억원, 2분기 순이익은 9380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 1조8891억원과 비교하면 4.9%(935억원)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9.4%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1년 2분기(9648억원)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의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 역시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1조27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2분기는 6713억원으로 1분기 6005억원 대비 11.8% 증가했다.
대·내외 악재 신한카드, 법인세 납부 일시적 요인 신한생명 등 실적 하락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경쟁은 비금융계열사에서 승패가 갈렸다. KB금융은 윤 회장의 비은행부문 강화 기조에 힘입어 비금융계열사들이 높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의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환입으로 전년 동기의 3552억원에서 6312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55.3% 감소한 2819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 실적 악재가 존재했지만 같은 기간 국민카드의 실적이 상승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530억원) 9.8% 가량 증가했다. 카드 수수료 수익도 증가세를 보였다.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은 2180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가량 늘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보험부문 계열사의 성패도 리딩금융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81억원 기록했고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 노력으로 손익이 증가했으나 자산운용에서 이익이 감소와 법인세 납부의 일시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에 치중하지 않고 그룹 계열사별로 이익을 창출하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의 꾸준한 전략에 따라 기업투자은행(CIB), 복합점포 등에 계열사 간 시너지까지 더해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은행은 각 금융지주마다 비슷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 같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며 “신한금융의 역시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에 발목이 잡혀 결국 리딩금융 자리 탈환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생명·신한카드를 이끄는 이병찬·임영진 사장이 리딩금융 탈환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조용병 사장의 발목을 잡은 격이라며 두 전문경영인의 실적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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