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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국인 인력은 늘리고 숙소는 규제하고
이찬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8-26 17:54:52
 
▲이찬희 전국부 기자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늘리려는 농촌과 농지의 불법 이용을 바로잡으려는 정부 정책이 한 지점에서 부딪히고 있다. 바로 ‘숙소’ 문제다.
 
성주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임시숙소로 농촌체류형 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을 건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주는 올해 법무부로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1684명을 배정받았다. 상반기에 약 1600명이 입국했고, 하반기에도 3개국에서 700여 명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참외농업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번기 인력난을 메우는 주요 노동력이 됐다.
 
문제는 사람을 배정받는 것과 그 사람이 머물 곳을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데 있다.
 
성주군에 따르면 계절근로자 2명이 머물 숙소를 마련하는 데 약 1500만~2000만 원이 든다. 고령농가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숙소까지 마련해야 한다면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농가의 몫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마련해 사용 중인 숙소가 농지 이용 규정에 맞지 않아 향후 사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이용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법무부가 관리하지만 농지 이용은 농식품부 소관이다. 농지에 설치된 농막이나 컨테이너, 조립식 시설 등이 본래 허용된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성주군은 농지 이용실태 조사가 올해 말까지 진행되며 아직 구체적인 시정명령은 내려오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현재 숙소가 적법한 시설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철거나 용도 변경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농가의 추가 부담은 물론 계절근로자 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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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농촌체류형 쉼터를 계절근로자의 임시숙소로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농촌체류형 쉼터와 외국인 근로자 숙소의 목적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농촌 현실을 외면한 채 일률적으로 금지할 문제도 아니다. 
 
일정한 시설·소방·위생·안전 기준을 충족한 시설에 한해 임시숙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성주만의 고민도 아니다. 양주시의회가 유사한 문제를 제기했고, 김천시도 농촌체류형 쉼터와 농막의 제도권 활용을 위한 조례 정비에 나서는 등 농촌 현장에서 비슷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전화식 성주군수도 경북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농식품부에 쉼터의 계절근로자 숙소 활용을 건의하고 고용노동부와 법무부에도 숙소 및 체류지 등록 기준의 현실화를 요청했다.
 
농촌의 불법 시설을 방치하자는 것이 아니다. 숙소 기준을 낮추자는 것도 아니다. 농촌 현실에 맞는 숙소 유형을 제도 안에 마련하고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안전한 주거환경을 보장할 기준을 찾자는 것이다.
 
사람을 데려오는 정책과 사람을 머물게 하는 제도 사이의 간극을 언제까지 농가의 부담으로 남겨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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