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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11월27일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누리호에 탑재된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포함해 1040t의 위성도 성공적으로 지상 600㎞의 궤도에 진입시켰다. 이제 우리도 1000t 이상의 탑재물을 우주 궤도로 쏘아올리는 능력을 갖춘 우주 강국이 됐다.
구소련이 1957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스푸트니크 1호의 발사 성공은 미국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이를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라고 한다. 그러나 그후 미국은 정부·대학·산업이 똘똘 뭉쳐 기술 발전에 매진해 12년 뒤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 아폴로를 발사해 달 표면에 성조기를 꽂으며 우주 강국 타이틀을 탈환했다. ‘아폴로 모멘트’라고 할 만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구소련을 대신해 미국에 새로운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작년 8월 세계 최초로 양자위성을 발사했고, 11월에는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통신망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통했다. 중국은 이처럼 세계 기록을 세우며 양자통신기술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무한대의 초지능을 향해 돌진하면서 고성능 AI를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 응용 프그램에 통합시킬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중국과의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면 이는 곧 군사력의 열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년 전의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에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스푸트니크 모멘트첨럼 ‘매우 중요한 기술적 사건’ 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우주항공산업은 이제 안보에서 긴급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우전쟁에서 미사일 드론 등 우주산업전쟁이 현대전의 중요 전장이 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한편 중국은 연초 40세의 량원펑(梁文鋒)이 창업한 딥시크(DeepSeek, 深度求索)라는 중국의 자그마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회사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생성형 인공지능 추론 모델 딥시크를 출시하였는데, 그 성능이 미국의 오픈AI와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인공지능과 위성산업의 가공할 만한 발전은 한반도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임은 물론이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누리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00여개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제작했고, 차세대 중형위성 3호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독자 개발한 것이다. ‘우주개발’이 이제는 민간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파괴적 기술혁신을 선도하게 되는 ‘우주산업’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우주발사체의 개발은 지난한 일이다. 우주발사체가 곧바로 군사용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전용될 수 있다는 사실로 1987년 G7 국가가 앞장서서 만들어놓은 그들만의 리그인 ‘미사일 통제체제(MTCR)’ 등 우주 강국들의 노골적인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 우주 개발은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 거대과학이다. 인재를 귀중하게 여기고 우주항공청을 바로 세우는 노력도 중요하고 국제 협력에도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미국이 최초의 우주선 발사에서는 늦었지만 국가와 국민이 합심해서 ‘아폴로모멘트’를 이루어 낸 것처럼 한국이 항공우주산업에 다소 늦게 출발하고 있지만 국가와 국민의 합심 노력으로 아폴로모멘트를 이루어 낼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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