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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죽음은 두렵고 불길한 것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죽음이라는 말이 너무 강하고 불길하게 들렸기에 그 단어를 부드럽게 표현하거나 다른 말을 빌려 넌지시 말하곤 했다. “그는 죽었다”고 하는 대신 “삶을 마쳤다”고 말하는 식이다.
죽음은 고대 철학자들이 천착한 주제이기도 했다. 키케로는 “철학이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라는 말로 철학을 정의했다.
전쟁과 학살의 시대를 관통해 살았던 몽테뉴에게도 죽음은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
“죽음만큼 내가 애써 알고 싶어 하는 것도 없다. 내가 만일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각양각색의 죽음에 대해 주석을 붙인 책을 만들 것이다. 사람들에게 죽는 법을 가르치는 자는 그들에게 사는 법도 가르칠 것이다.”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다. 질병은 몽테뉴의 가족과 친구를 빼앗아 갔다. 어렵게 얻은 첫째 딸마저 생후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고통 속에 자기를 가둔 몽테뉴는 죽음을 원망했지만 죽음에 맞서 싸우고 싶었고, 때로는 죽음을 외면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죽음을 알고 싶었다. 죽음에 대한 사유가 깊어질수록 또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몽테뉴의 유일한 저서인 ‘수상록’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죽음’은 몽테뉴 사유의 핵심이자 절정을 이룬다.
고봉만 충북대 교수가 엮고 번역한 신간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는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죽음에 대한 사유와 삶에 대한 통찰이 깃든 여섯 개의 장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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