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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애경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적표가 향후 인수전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상반기 매출은 3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49.3% 감소한 172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6.1%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화장품사업은 역기저 효과로 타격을 입었다. 2분기 매출 625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45.7% 줄었다. 지난해 2분기 고성장에 따른 부담이 컸다. 다만 중국에서 틱톡을 활용한 왕홍 마케팅과 신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을 회복했고, 미국 아마존 채널과 코스모프로프 전시회 참가 등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며 브랜드 인지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생활용품사업은 선방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051억 원으로 기록했으나, 마케팅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41억 원으로 16.7%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쿠팡·네이버 등 디지털 채널이 성장세를 회복했고, 해외에서는 중국 케라시스 제품 호조와 오프라인 채널 강화가 이어졌다. 미주·유럽·아시아 지녁 신규 채널 발굴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실적 악화가 매각 협상 과정에서 ‘가격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매각 대상으로 내놓으며 6000억 원대의 희망 매각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애경산업 시가총액은 4000억 원대에 머물고 있고, 인수희망자들 역시 4500억 원대가 적정 수준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하락은 매각 협상에서 분명히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점은 인수자 입장에서 디스카운트를 요구할 명분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향후 성장 잠재력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각전은 태광그룹-티투PE 컨소시엄,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폴캐티탈코리아 등 3곳의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태광그룹은 충남 청양공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관심을 드러냈다. 본입찰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며,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달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애경산업은 이번 매각 국면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프리미엄 기반 수익성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성장 채널 플랫폼 대응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 격차를 줄이는 관건이 단기 실적 방어와 동시에 장기 성장 스토리 제시에 달려 있다고 본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한 애경그룹은 생활용품과 항공, 유통을 아우르는 중견 그룹으로 성장해왔다. 1985년 분리 설립된 애경산업은 그룹의 상징적 계열사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무안공항 참사로 촉발된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결국 매물로 나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은 여전히 국내 생활뷰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가진 기업”이라며 “다만 매각가는 향후 실적 회복세가 얼마나 뚜렷하게 입증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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