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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가면 안반데기라는 곳이 있다. 1965년부터 산을 깎아서 개간하고 화전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됐다고 한다. 그곳은 아주 가파른 절벽 위에 곡괭이와 삽만으로 밭을 일군 곳으로 유명하다.
1995년에 대를 이어 밭을 갈아 낸 28가구 남짓의 안반데기 주민들이 정식으로 매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강릉시 홈페이지 참조)
여기서 ‘데기’라는 말은 ‘더기’의 방언이다. 우리말에 ‘데기’는 ‘부엌데기’처럼 접미사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다.
그러면 ‘더기’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고원의 평평한 땅= 덕’을 이르는 말이다. ‘언덕’이라는 말도 이와 관련이 있다. ‘더기’는 ‘덕+이’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덕은 ‘덕골’ ‘덕바위’ ‘덕소’ ‘덕실’ 등과 같이 우리말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덕’이란 말은 이처럼 지명에 선행하여 아주 적극적으로 쓰이는데, 대체로 ‘크고 높은 대상’을 가리킨다. 그래서 이 ‘덕’에 ‘이’를 결합하여 생긴 말 ‘더기’는 ‘비탈진 곳 위의 넓고 평평한 땅’을 가리킨다.(문화관광부 ‘정겨운 우리말’)
이 ‘더기’를 개간한 밭을 ‘더기밭’이라고 한다. 강원도의 ‘안반데기’는 이 ‘더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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