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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등 7개 에너지 관련 노동조합이 4월 3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국가 에너지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과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을 비롯해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두산에너빌리티노동조합·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한전원자력연료노동조합·코센노동조합·LHE노동조합이 참여했다.
이들은 에너지전환포럼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2030 에너지 대전환 정책 제안’이 기후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과학기술적 현실과 전력산업 구조를 무시한 이념적 당위론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2030 에너지대전환 정책제안’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로 확대하고, 2040년까지 6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합 적인에너지전환 로드맵이다.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논의를 거쳐 마련됐으며, 주요 정당에 전달됐다.
이들 단체는 “탈원전 정책이 초래한 전력구매비용 증가와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 등 경제적 피해를 지적하며, 이러한 정책이 산업 경쟁력과 국민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또한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가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하며,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 변동성 문제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미비를 근거로 재생에너지 단독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원자력에너지는 고립된 전력계통이라는 이유로 확대가 어렵다는 주장은 원자력 기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실제로 해외에서는 출력 조절이 가능한 신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통해 유연한 계통 운영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경제적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함께 “‘녹색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도한 보조금 지급 주장은 국민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번 정책 제안이 전력산업 현장 전문가와 과학기술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일부 에너지정책 전문가 중심으로 작성된 점을 우려하며, ‘에너지 민주주의’라는 명분 아래 원자력 산업과 과학에 이념을 덧씌우는 시도를 경계하자”고 다짐했다.
또한 기후 위기 대응과 국가 경제 생존을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원을 장려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현실과 경제성을 기반으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국가의 미래는 구호가 아니라 기술로, 이념이 아니라 과학으로,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이념이 아니라 과학으로: 국가 에너지정책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 에너지전환포럼이 발표한 『2030 에너지 대전환 정책 제안』을 접하며 깊은 우려를 느낀다. 그들의 제안은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과학 기술적 현실과 전력산업의 구조를 철저히 외면한 채 이념적 당위론에 매몰되어 있다. 국가 에너지정책은 이념과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철저히 국민의 생명과 국가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기술적 현실 위에 세워져야 한다.
과거 탈원전 정책이 초래한 결과는 이미 명백히 드러났다.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당초 계획대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했다면 2022년 한 해 동안 7.7조 원에서 12.6조 원의 전력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그해 한국전력은 33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정용,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2017년 107.41원/kWh이었던 요금이 2024년 168.17원/kWh로, 2025년 2월에는 191.86원/kWh까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는 잘못된 탈원전 에너지정책이 산업 경쟁력과 국민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에너지 대전환’ 제안은 과거 실패에 대한 성찰 없이 같은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절대적 목표로 설정한 점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전세계적 목표를 핑계로 오로지 재생에너지 확대를 최종목표로 삼은 것으로 이는 명백히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이며, 심지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불가능한 목표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출력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이를 보완할 대규모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재생에너지 단독으로 24시간 안정적 전력공급을 달성한 국가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100%를 주장하는 것은 산업사회의 복잡성과 안정성 요구를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다. 이에 반해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에너지의 활용에 대해서는 고립된 전력계통 특성을 이유로 들어 원전 확대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의 기술적 특성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 기반한 잘못된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기존 원전은 대규모 기저전원으로서 설계되고 건설되었다. 이는 1970~80년대 당시 국가 경제성장과 대량 전력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선택된 최적의 모델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원자력 기술은 과거와 다르다. 필요하다면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출력 조절이 용이한 원전을 충분히 개발하고 건설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 여러 나라들은 출력조정이 가능한 신형 원전 또는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통해 유연한 계통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고립계통이라는 이유로 원전 확대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원전 설계·운전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결여된 주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주장은 과학적 논리나 기술적 가능성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원자력에너지를 배척하려는 이념적 편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큰 문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막대한 정부지원금, 보조금, 출력제어 손실보상금, 및 재생에너지 구매 의무화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주장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생할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추정 비용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5천 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년 3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1명의 일자리를 위해 매년 6억 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경제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녹색일자리’라는 구호만을 내세우는 것은, 과연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깊은 의문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번 정책 제안이 전력산업 현장 전문가와 과학기술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일부 에너지정책, 행정 전문가들에 의해 제안된 정책인 것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에너지 민주주의라는 가치로 에너지전환에 시민이 함께해야 한다는 주장은 얼핏 들으면 매우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거나, 미래세대에 경제적, 환경적 부담을 전가하는 무도함이며, 전문가의 의견을 구조적으로 배척하고 ‘원자력’이라는 산업과 과학에 이데올로기를 덧씌워 그 본질을 왜곡하려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럽다.
기후 위기 대응과 국가 경제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RE100이라는 선언이 아니다. 그리고 특정 에너지원을 장려하고 배척하는 것도 아니다. 국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다.
국가의 미래는 구호가 아니라 기술로,
이념이 아니라 과학으로,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위에 세워져야 할 것이다.
2025. 4. 30.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 두산에너빌리티노동조합 / 한국원자력연구원노동조합 / 한전원자력연료노동조합 / 코센노동조합 / LHE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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