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중국 간첩 5000명 이상… 주로 미인계” 前군사정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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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보 당국 인사들 비슷한 수치 추정… “방첩 강화해야”
간첩 관련 기소·인원 수 해마다 증가… 작년 15건 64명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1 17:05:17

▲ 류더량 전 군사정보국(MIB) 국장이 대만에 잠복 중인 중국간첩 숫자가 50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만 내 잠복한 중국 간첩 숫자가 5000명 넘는다고 대만군 전(前) 군사정보국장이 주장했다. 21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류더량 전 군사정보국(MIB) 국장은 국가안보 관련 부처가 과거 대만에 잠복한 중국 간첩 수를 약 5000명이라고 추산한 적이 있는데 현재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를 감안하면 이 수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들이 정부·정당·싱크탱크·기업 등을 공격 목표로 설정해 잠입했다면 그 위협성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류 전 국장이 양안의 정보 작전에서 ‘정보’만 중시하고 ‘방첩’을 경시해선 안 된다며 감찰과 보안 인력 및 예산을 확충해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통합지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간첩 사건의 경우 증거 포착에만 2∼3년이 소요된다”며 그나마 이 정도면 국가안보 관련 방첩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특히 중국이 대만 군인을 간첩으로 포섭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 수법으로 미인계가 꼽혀 주목된다. 금전 수수보다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게 만들기 쉬운 게 미인계다. 류 전 국장은 2011년 1월 뤄셴저 전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소장급) 역시 태국에서 미인계 등에 넘어가 중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1999년 이미 이른바 '초한전'(超限戰) 즉 한계를 초월한 전쟁,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전쟁 개념이 제출돼 다듬어지면서 그간 중국공산당의 이면 외교 전략·전술으로 활용돼 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모든 게 '애국 행위'로 설명되고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전 세계 주요국들(호주·뉴질랜드·캐나다·프랑스 등) 정계·재계·학계·언론계·문화계 등에서 중국이 벌여온 전방위적 활동상은 단행본으로 정리돼 있으며 모두 국내에 번역 소개돼 있다.

1980∼1990년대 NSB를 이끈 쑹신롄(7대)·인쭝원(8대) 국장도 중국의 간첩 5000명이 대만에 잠입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천수이볜 총통 시절인 2003년께 국방부 군정부부장(차관 격)을 역임한 린중빈도 잠복한 중국 간첩이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었다.

린 전 부부장은 과거 총통부(대통령실 격), 대만의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등의 회의 자료가 너무나 빠르게 외부 유출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만 각계각층 내 중국 간첩들의 존재를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월 NSB '중국간첩사건 침투 수법 분석' 보고서는 관련 기소 및 인원이 해마다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2021년 3건 16명, 2022년 5건 16명, 2023년 14건 48명, 작년 15건 64명 등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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