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패왕(西楚覇王) 항우는 한왕(漢王) 유방과의 싸움에서 몰락한 인물이다. 항우가 인심을 잃은 배경에는 신안 대학살로 대표되는 인명 경시 외에 이것이 있었다. 바로 ‘노인 경시’였다.
왕릉(王陵)은 당대의 협객이었다. 그는 초·한(楚漢)전쟁이 발발하자 유방을 따랐다. 이에 항우는 펄펄 뛰며 왕릉의 늙은 모친을 인질로 납치했다. 그러고는 사자가 오자 모친을 후하게 대하는 척하면서 왕릉을 꾀려 했다.
모친은 항우의 인면수심(人面獸心)을 똑똑히 목격한 터였다. 자식이 항우를 섬겼다간 필시 해를 당할 것이라 여긴 모친은 사자에게 말했다. “한왕을 섬기라고 아들놈에게 전해 주오. 이 늙은이는 죽음으로써 그대를 전송하겠소.” 평생 자식 걱정으로 밤을 지새웠던 모친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자 항우는 “입 닫고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가”라는 듯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어르신의 시신을 ‘가마솥’에 넣고 삶아 버린 것이었다. 이에 왕릉은 피눈물을 쏟으며 대성통곡하고는 불구대천의 원수를 무찌르는 데 전심전력을 다했다. 금수만도 못 한 항우의 행각에 대한 소문은 날개 돋친 듯 각지로 퍼져 훗날 사면초가(四面楚歌·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 적에게 완전 포위된 상태)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방에게는 유태공이란 연로한 부친이 있었다. 항우는 기원전 205년 유방을 무찌르고 그 일가를 사로잡아 노예 취급했다. 이후 전세가 불리해지자 초·한 양측 도합 수십만 장병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태공을 끌어냈다. 그러곤 “입 닫고 가라”는 듯 펄펄 끓는 ‘가마솥’에 집어 던지려 했다.
무고한 어르신을 산 채로 삶아 죽이려는 경악할 장면에 초군(楚軍)마저 크게 동요했다. 항우의 숙부 항백부터가 앞장서서 뜯어말렸다. 항백은 머잖아 사면초가의 형국에 이르자 유방에게 투항했다. 항우에게 끝까지 충성한 지역은 노현 한 곳에 그쳤다. 그마저도 유방이 이치로 설득하자 무혈 항복했다.
팔순을 앞둔 가황(歌皇) 나훈아가 최근 야당을 작심 비판했다. 이에 귀를 의심케 하는 요설이 야당에서 나왔다.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야당의 노인 경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약 2년 전에는 “미래 짧은 분들이 왜 1인1표 하나”는 궤변으로 뭇 사람을 아연실색케 했다.
항우는 ‘개망나니’ 행각 끝에 피아(彼我) 모두의 인심을 잃어 사면초가를 자초했다. 야당과 천하의 패륜아의 최후가 오버랩된다.
오주한 정치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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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돌아와~
2025-02-0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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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정동영이가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지금 70을 넘겼다 그럼 우리는 그를 사람 취급해야 하는가?아니면 송장 취급해야 하는가?
박전
2025-02-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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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다고 고전을 무시하면 안되요.우리나라 한글의 70프로가 한자로 되어있어요.깊은 생각을 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예의없는 민주당식 친중이 아니라 전통과 문화를 아는 격조있는 자유우파가 되기를.기사 감사합니다.
여기 기자들도 화교인가요?
2025-02-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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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언론에도 화교가 깊숙히 침투해 있다더니만 왜 뜬금없이 중국고전이라면서 쓰잘데기없는 중국얘기를 기사화하는건가요?
CCP Out
2025-02-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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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은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다는 건지 . 요즘 문해력 떨어지는 놈이 많다더니. 이런자들인가.항우의 패악질을 더불어공산당 패악질과 같다고 더불어공산당까는 소린데 .이 댓글쓴 놈은 뭔 개소릴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