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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탄핵 찬성 시위 배후에 중국 공산당(CCP)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탄핵 찬성 집회를 친(親)중국·반(反)미국 시위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한 가운데 미국의 외국인 입국 정책의 현주소를 일부 가늠할 교통안보청(TSA) 직원과의 대화를 독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편집자 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미국령 사이판과 괌 등 북마리아나 제도에 중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실종되면서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결별 수순)이 본격화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후 사이판국제공항에서 만난 비번(off-duty)의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 교통안보청(TSA) 직원 A씨는 “중국인 관광객은 씨가 말랐다”고 귀띔했다.
이 직원은 유니폼을 갖춰 입었지만 근무가 끝난 뒤 사견을 전제로 발언했다. 따라서 정식 인터뷰가 아니며 그의 발언은 미국 DHS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할 수 없다.
TSA는 DHS 산하의 정부 기관이다. 미국으로 들어가는 외국인을 상대하는 첫 관문이자 미국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정책의 현주소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일종의 풍향계와도 같은 최일선 정부 부처다.
이곳 직원인 A씨는 근무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최근 중국인을 찾아볼 수 없다”며 “내가 겪은 바로는 지금 들어오는 중국계 입국자들은 전부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영주권자(U.S. Citizen or LPR-Green Card Holder)”라고 말했다.
그는 “검문검색 강화 지시가 내려와 중국 국적자는 한 번 더 세세하게 보안 검색을 한다”고 최근 이민 심사 당국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처는 바이든정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쏘아 올린 중국과의 무역전쟁 기조는 바이든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좌우를 떠나 중국 공산당(CCP) 견제에선 똑같은 행보다.
A씨는 “(중국)사람에 대해서는 이미 100% 검색을 강화하고 중국산 교역 물품은 100% 관세를 더 매기고 있다”며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중국인과 교역 물품에 대해 추가 제재할 것은 분명히 예상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그가 다시 돌아오면 코로나19 시기에 이어 대(對)중국 제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한국계 요원으로 일했던 마이클 이(Michael P. Yi)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박사는 반미 시위자 정보 수집에 관해 “해외에서는 미국 대사관에 그런 부서가 있고 (미국) 국내에서는 FBI가 그 일을 하며 입국 차단은 DHS(국토안보부) 소관”이라고 본지에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DHS 산하 TSA 소속인 A씨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제재에 나서는 게 트럼프의 ‘빅 스탠스(기본 정책 기조)’”라며 “어찌 보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코로나19로 관광업 침체 피해가 컸던 사이판에 불황을 타개할 조짐들이 잠시 감지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미·중 간 견해 차이로 중국발 사이판 직항편이 중단되면서 커뮤니티에 돌았던 활기가 이내 사라지고 관광업이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에서 사이판으로 오려면 서울 등을 경유해야 한다. 상하이발 서울 경유 산둥항공은 24시간15분, 캐세이퍼시픽은 최대 36시간5분짜리도 있다. 사이판은 서울에서 불과 4시간 남짓한 거리이지만 중국발 체감 항공 시간은 서울에서 남미 또는 아프리카에 가는 시간만큼 길다.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중국 남방항공은 한국까지 지척이지만 서울에서만 레이오버 대기 시간이 23시간55분 걸린다. 김포를 경유하는 에어차이나가 13시간45분으로 비교적 빠른 편에 속한다. 중국-사이판 직항 노선이 폐쇄된 뒤 항공사들이 빠르게 질서 재편된 결과다.
미 해군기지 인프라와 건설업이 떠받치는 괌에 비해 사이판은 관광업이 경기 회복에 절대적 비율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해진 미국 입국심사 당국의 기류는 관광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이판 중심가인 가라판은 이날 낮 토요일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외견상 중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TSA 직원은 “중국계도 실상은 대만에서 온 관광객들”이라며 “대만은 미국과 동맹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도 개인적 견해를 드러냈다. 기자가 한국의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그룹의 배후에 중공이 있다는 의혹이 짙어 국민적 반대 집회가 강력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하자 “4년 전 트럼프 상황과 같다”고 했다.
그러고는 “트럼프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2차례 탄핵 시도를 겪었다”면서 “한국 대통령이 체포를 거부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라고 사견임을 전제로 명료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국 국회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정당에도 친(親)중국 공산당 파가 잠입해(infiltrated) 거짓 탄핵을 선동하고 주도한 의혹이 있고 중국인의 한국 시위 참가 등 명백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하자 “중국인은 ‘도처에 있는 모기(mosquito in everywhere)’와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이판공항에서 만난 공항경찰대 소속 또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 관저 앞에서 찬반 시위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고 했다. 배후에 중공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하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미국의 중국인 입국 제한의 불똥이 한국으로 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한 본지 독자는 “민주당이 내란 혐의를 탄핵 사유에서 슬그머니 빼버리자 국민들 사이에 계엄이 아닌 계몽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다”고 먼저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이 바뀔수록 탄핵 찬성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문책론이 강하게 대두될 것이고 중공의 배후도 점차 드러날 것”이라며 “사태 파악을 못한 채 중공의 앞잡이로 일했다는 오해를 받고 미국 입국이 좌절되지 않게 우리 국민이 이제라도, 무고한 대통령을 체포함으로써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검은 세력이 누구인지 깨닫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가라판(미국령 사이판)=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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