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심각한데… ‘공무원연금 기금수익’ 연금 지출의 2%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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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공무원연금 기금운용수익 5510억 원… 지출 23조 원에 크게 못 미쳐
주 수익원인 금융부문 기금 비중 34%로 작은 탓… 비중 99% 국민연금과 상반
적자 보전받는 상황에서 수익성 낮은 주택 등 복리후생 사업 비중 대부분 차지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3 11:51:00

▲ 스카이데일리가 3일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기금조성 추이를 확인한 결과, 2023년 공무원연금 기금운용수익은 5510억 원으로 지출(23조472억 원)의 2.4%에 그쳤다. 연합뉴스

공무원연금 기금수익이 연금 지출액의 2%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수익이 연금 지출의 절반 이상을 넘어서는 국민연금과 대조적이다. 이는 주 수익원인 금융자산 비중이 미미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융자 등 후생복지 사업이 기금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연금 수지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금 복리후생 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스카이데일리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기금조성 추이를 확인한 결과 2023년 공무원연금 기금운용수익은 551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576억 원)과 비교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기금운용수익 규모는 연금급여지급 등 지출(23조472억 원)의 2.4%에 그쳤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금융부문에서 1조2542억 원 수익을 냈고 주택·복지시설 운영사업과 연금대출·학자대부 등 기타부문에서 각각 3242억·379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공무원연금의 기금운용수익은 평균 7302억 원으로 지출 대비 기금운용수익 비중은 4.4% 수준이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스카이데일리에 “기금운용수익은 기금 규모(순자산)의 증감액을 말한다”며 “주택·복지시설 운영사업은 공무원임대주택 전세보증금(부채) 증가로 기금이 감소했고 연금대출 등 기타부문 기금은 전전년도 정부 보전금 미징수 분(자산) 회수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연금 기금과 상반된다. 202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은 23조9130억 원으로 전체 지출(39조8730억 원)의 60%를 차지했다.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으로는 80.2%에 달했다. 연금 수지(수입-지출)가 가입자들이 내는 연금보험료와 기금운용수익 등을 더하고 연금급여지급 등을 차감해 조성되는 만큼 기금운용수익은 연금 지속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공무원연금 기금수익이 저조한 것은 기금 자산 내 금융부문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금융부문은 7조4704억 원으로 전체(21조3933억 원)에서 34.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주택·시설운영 사업에 32.9%(7조372억 원)·기타부문에 32.2%(6조8857억 원) 운용 중이다. 국민연금이 기금 자산(1035조7950억 원)의 99% 이상을 주식·채권 등 금융부문으로 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공무원연금 기금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후생복지 사업은 수익을 내는 것과 거리가 멀다. 주택·시설운영 사업은 임대주택·복지시설로 구성되는데 임대주택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 가족을 대상으로 주변시세 80%의 임대보증금을 받는 사업이다. 복지시설은 리조트·골프장·호텔 5곳을 운영하는 사업이지만 공무원 할인이 커서인지 2023년 합계 순이익은 248억 원에 불과했다.

기타부문엔 연금대부·대여학자금이 포함돼 있다. 이는 모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공무원연금은 대여학자금을 통해 공무원 본인 또는 자녀에게 등록금 등을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연금대부는 예상퇴직금의 2분의 1 범위(최고 6000만 원) 내로 돈을 빌려준다. 한국은행 공표 가계대출 금리를 연동해 대부이자율을 삼는 만큼 이자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부문 비중이 크지 않다 보니 투자 포트폴리오는 저수익·저위험 위주로 짜여지고 있다. 고수익·고위험 자산으로 구성했다가 자칫 기금을 크게 잃을 수 있어서다. 2023년 공무원연금 금융부문 자산 중 단기자금은 10%(7500억 원)로 국민연금 단기자금 비중(0.1%)을 크게 웃돌았다.

고수익·고위험 자산 중 하나인 주식 비중은 28.1%(2조999억 원)에 그쳤다. 국민연금이 국내·해외주식을 합쳐 절반 가까이(47.4%) 구성한 것과 차이가 크다. 운용수익률을 크게 높인다고 할지라도 기금 규모 자체가 작아 기금운용수익을 연금 지출만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재정 고갈에 따라 정부는 매년 적자 보전액을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연금 자산 대부분을 수익성 낮은 복리후생 사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2023년 공무원연금 재정수지(수입-지출)는 5조876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재정수지는 7조3896억 원 적자로 적자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내년 적자 보전액 예산을 10조 원 정도로 잡고 있는데 기금 상당 부분을 복리후생 사업에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복리후생 사업을 정리해 연금 적자 보전에 투입하는 국고를 줄이는 데 써야 하고 현재 공무원연금 재정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 재정 개선 보고서를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