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청년 고용 시장… “원하는 기업 취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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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아르바이트 해야 하나 고민”… ‘소극적 구직자’ 취준생 10명 중 6명
서류 넣어도 탈락… 취업 예정 대학생 40% “올해가 작년보다 취업 어렵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9 13:41:14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 쉽지 않죠. 그래서 목표를 낮추고 조그마한 기업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을지, 당장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에서 채용할 때 도전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요.”

29일 지방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4학년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할 생각은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에 들어가기까지 준비 과정이 더 필요할 것으로 봤다.

A씨의 경우처럼 ‘소극적 구직자’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6명 꼴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2024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이상 및 졸업생 1235명 중 60.5%(748명)가 소극적 구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의 형태로는 ‘형식만 갖춘 의례적 구직’이 30.9%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함’(23.8%) ‘쉬고 있음’(5.8%) 등 순이었다.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46.7%로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평균 6.3회 입사 지원했는데, 이 중 서류전형 합격 횟수는 평균 1.4회로 서류전형 합격률이 평균 22.2%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서류전형 합격률(28.3%)보다 6.1%p 낮은 수준이다.

종합하면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원하는 일자리도 찾지 못한 데다 취업문도 좁아져 고용시장이 더 위축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경협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36.5%)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이 응답 비중은 6.2%p 높아졌다.

대학생들은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50.8%)과 관련된 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신입 채용 기회 감소(27.5%)·원하는 근로 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3%) 등으로 집계됐다.

이런 배경에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기준 20대 중 쉬었음 인구는 43만8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20대 임금근로자들도 10명 중 4명 꼴로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도 역대 최고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다수의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잃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적극적인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고용 여력 확충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