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록적 폭우로 심각한 피해… 민심 악화와 체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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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신문 사설 통해 어려운 내부 상황 공식 인정
자강도 ‘미사일 생산기지’ 수해로 큰 타격…군수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
도둑질하는 북한 수해복구 돌격대원 때문에 수해민들 더 힘들어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3 09:39:23

올해 여름 북한 북부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경제와 민심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수재민들은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며 언제 끝날지 모를 고통을 견디고 있다. 이미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악화된 북한 경제는 이번 홍수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북한, 공식적으로 ‘난관’ 인정

9월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이 직면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사설은 “험난한 길도 웃으며 헤쳐 나가자”고 호소했으나, 난관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통일부는 이를 두고 대북 제재, 코로나19 국경 폐쇄, 그리고 이번 수해가 북한 경제를 심각하게 타격했음을 북한이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강도 군수공장 가동 중단 위기

북한 자강도 지역의 군수공장들도 이번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포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제조하는 ‘전천 2.8 기계공장’이 위치한 장자강 변은 홍수로 공장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공장 일대가 천막촌으로 변해 수해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군수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북·러 무기 거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복구 돌격대, 식량 약탈로 민심 악화

수해 복구를 위해 파견된 돌격대원들이 오히려 주민들의 식량을 약탈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양강도 지역의 한 주민은 식량난이 심각해지자 주민들과 돌격대원들이 농작물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해 복구 작업은 지지부진하고, 피해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평안북도 등 북한 수해지역 주민들이 15일 평양에 도착에 숙소에 입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월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평양에 체류 중인 수재민들, 답답한 조직 생활 호소

김정은은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 1만 3,000명을 평양으로 초청해 임시 거주를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수재민들은 조직 생활의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사상 학습과 체조 등의 활동으로 인해 자유를 상실한 느낌을 받으며, 차라리 고향에서 장사를 하며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정은, 수해 피해 은폐 위한 도발과 군사력 과시

북한 당국은 수해 피해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오물 풍선 도발을 재개했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주민들의 불만을 돌리기 위해 급히 풍선을 날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정은은 수해 복구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하며 다수의 간부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국방력을 과시함으로써 체제 위기를 돌파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군사 활동에 집중하며 포병종합군관학교와 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가 수해 피해를 덮으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수해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