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中 자동차산업 도약… 글로벌 업체들의 황금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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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현지 생산으로 전기차 호감도 급상승… BYD 등 토종 브랜드에 후광효과
폭스바겐·도요타 등 세계적 내연차 제조업체들 구조조정·공장폐쇄 등 나락으로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5 17:32:27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도약으로 인한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를 진단했다. “중국 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황금기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시장 실적 부진이 최근 독일 폭스바겐의 수익 악화와 구조조정을 야기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중국 내 판매량은 134만대로 3년 전보다 25% 이상 줄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엔 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합계 점유율이 33%로 나온다. 2년 전의 53%에 비해 20%p나 떨어진 셈이다.

도요타의 중국 합작사 지난 분기 수익은 1년 전보다 73% 급감했다. 제너럴모터스(GM) 중국 합작사의 경우 올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작년 10월 미츠비시자동차가 수년간 판매 감소로 중국 합작사의 생산 종료를 발표했으며, 혼다·현대차·포드 역시 공장 폐쇄 내지 정리해고 등을 단행했다는 소식이다.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중국 진출로 이런 변화가 촉발됐다고 CNN은 풀이했다. 글로벌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큰 호황을 누렸으나, 2019년 말 테슬라의 현지 생산 개시가 중국 시장의 전기차 전환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본 것이다.

전기차 전문 컨설팅회사 던인사이트 CEO 마이클 던은 상하이 테슬라의 모델3 생산이 부른 인식 변화를 “기념비적인 전환”이라고 짚었다. 그는 테슬라 이미지가 중국인들의 전기차 수요를 달궜으며 후발업체인 비야디·네오·리오토 등 토종 브랜드에 ‘후광 효과’를 안겼다고 설명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년 전 110만대에 불과하던 중국 내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올해 1000만대를 돌파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츠의 투 리 전무이사는 “1990·2000년대에 자동차를 구입한 부모 세대에겐 자국 브랜드 신뢰도가 낮지만 현 시장은 그 자녀들이 주도한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위챗(중국 소셜미디어)을 쓰며 자란 세대라서 중국 브랜드에 부정적인 인식이 없다”는 것이다.

또 2020년부터 수년간 팬데믹 봉쇄 탓에 외국 자동차업체 경영진이 중국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 틈을 타 현지 전기차업체들은 기술과 생산 속도, 공급망 관리 등을 급격히 개선하며 자국 시장을 차지했다. 이제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세계 시장으로까지 눈을 돌린다. 작년 중국의 승용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60% 늘어난 400만대를 돌파했다. 비야디가 작년 전 세계에서 302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62%의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2030년까지 중국 업체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약 3분의 1에 달할 전망인 가운데 유럽 업체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CNN은 유럽과 북미의 각국 정부가 관세 인상 등의 대책을 세웠으나 중국 전기차의 공세를 막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