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관위 직원도 “서버 압수수색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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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시민단체 대표와 통화 녹음 입수

“국민 오해받는 현실 너무 고통
수사 결과에 모두가 수긍해야
사전투표 폐지하는 게 나을 것”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1 18:20:01

▲ 부정선거 규명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천창룡 신참정권사수시민연대 대표 제공

4.10 총선 ‘전산 조작’ 의혹으로 시민으로부터 고발당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담당 직원은 한 집회 참가자와 통화에서 국민에게 오해를 받고 있다며 “선관위 서버를 압수수색 해달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1일 본지가 입수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선관위 초급 간부 A씨는 “경찰이든 기자든 검찰이든 철저히 수사하라고 압박해서 압수수색을 하든 서버를 가져가든 하게 해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압수수색 해서 부정선거가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도 또 (선관위)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할 것이라면 끝도 없는 싸움이 된다”며 “(집회 참가자들) 고생하시는 것 알고 애국자이신 것도 알지만 (부정선거가) 아니라고 판결이 났을 때는 서로 깔끔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직원에게 전화를 건 천창룡 신참정권사수시민연대 대표는 “대법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하고 부장판사가 시군구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모순적인 구조에서 선관위의 잘못을 법원이 공정하게 심판하기 어렵다”며 “도둑놈에게 도둑놈을 잡아달라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따져 물었다.

선관위 직원 A씨는 “일리가 있고 맞는 이야기인데 제가 전화해서 대법관이 판결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A씨는 사견임을 전제로 사전투표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사전투표는 개인적으로도 없앴으면 좋겠다. 없으면 저희도 편하다. 욕 안 먹는다”면서 “(폐지를) 우리가 하는 게 아니다. 차라리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다수당에 가서 (폐지)해달라고 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선관위는 범시민사회에서 양심선언의 대가로 현상금 100억 원을 내건 사실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양심선언 해달라’는 천 대표의 요구에 “전광훈(목사)이 그랬잖나. 자수하면 100억 원 준다고”라면서 “부정선거가 사실이면 100억 원 주면 자수하겠다. 공무원 월급 받아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선관위) 위원장도 이제 임기 마치면 그만두는 것”이라며 “이제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임명하는 분이 될 것인데 시기가 지나고 몇 년이 지나면 (부정선거 없다고) 인정할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번 통화는 7월에 있었다. 천 대표는 당시 통화에서 선관위 직원과 다시 한번 통화하거나 만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들은 다시 접촉하지 못했다. 통화 시점에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선관위 직원이 불응했다. 이후 선관위 B모 팀장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지난달 1일 서버에 대한 포렌식 없이 피의자 5명에 대해 각각 혐의없음과 각하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앞서 국군기무사령부 전산부장과 국방대 교수를 지낸 장재언(69·육사 34기) 미 오리건대 전산학 박사는 5월28일 중앙선관위 선거정보1계의 전산 담당 직원 5명을 총선 ‘전산 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 내려보냈다.

허겸 기자 k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