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고객 리뷰 사전 검열… 판단 기준도 불분명해 이용자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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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객 리뷰, 배민 자체 정책 준수하지 않으면 노출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사전 검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
악성 리뷰 뿐 아니라 정상 리뷰도 검열돼 고객·업체 혼란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30 14:04:49

▲ 배달의민족 어플 내 ‘클린 리뷰 시스템’ 안내문. 배달의민족 어플 캡처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의 클린 리뷰 시스템이 명확한 기준 없이 무분별한 사전검열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배민 어플의 고객 리뷰창을 보면 ‘모든 리뷰는 검토 후 보여드려요’라는 제목의 문구가 안내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모든 리뷰는 검토 후에 운영 정책을 준수하는 경우에만 보여요. 리뷰가 보이지 않는다면 잠시 기다려주세요’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객이 업체를 이용한 뒤 리뷰를 작성한다고 하더라도 배민의 자제 운영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리뷰 노출이 되지 않는 것이다.

배민에서 말하는 이 ‘클린 리뷰 시스템’은 배민이 플랫폼 부작용 중 하나인 악성·허위리뷰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 중이다.

해당 리뷰 시스템에 대해 일각에서는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고객 리뷰에 대한 사실상의 사전검열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배민을 이용하는 고객 A씨는 “악성 리뷰로 고통을 받는 가게들을 위한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고객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 리뷰 시스템에서 고객의 리뷰를 자체 기준으로 판단해 노출 여부를 정한다는 것이 일종의 사전검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악성 리뷰가 아닌 정상적인 리뷰마저 검열당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해 그 기준이 불분명하고 무분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악성 리뷰가 아닌 별점 5점을 주며 맛있게 먹었다는 등의 정상적인 리뷰에 대해서도 시스템상의 ‘모든 리뷰는 검토 후 보여드려요’라는 문구와 함께 노출되지 않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댓글란에 “멀쩡한 리뷰가 무슨 기준인지는 몰라도 나도 걸러졌다” “나도 칭찬 리뷰를 달았는데 시스템에서 걸러졌다”는 등의 글들이 달리며 공감을 받기도 했다.

해당 리뷰 시스템에 대해서는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들도 배민의 리뷰 검열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서 한 자영업자는 “리뷰가 달렸는데 클린리뷰 검사중이라고 뜨면서 리뷰를 확인할 수 없어서 사장님 사이트로 봤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리뷰가 가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한 별점 테러 1점짜리는 검토없이 노출시키더니 5점짜리 리뷰는 검열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측은 “해당 시스템의 취지는 악성 리뷰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면서 “AI와 수기로 검열을 하고 있지만 100개 중에 한 개는 정상 리뷰가 필터링될 수 있다. 이 경우 이의를 제기하면 확인을 하고 노출시키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시스템 고도화를 시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