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 착오에… 보험사 주가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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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보험 이달 들어 2.34% 하락… 오름세 은행·증권과 대조
회계제도 개선에 따른 보험사 실적 악화 우려가 배경으로 추정
증권가 “재무 실적 변동, 주주환원 정책에 불확실성으로 작용”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2 13:37:00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까지 이달 보험사 10곳을 담은 KRX 보험 지수는 2.34% 하락했다. 이 기간 KRX 은행이 5.53%, KRX 증권이 7.02% 각각 상승한 것과 상반된다. 연합뉴스

보험사 주가가 뒷걸음질하고 있다. 은행·증권사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타던 흐름에서 홀로 이탈했다. 보험사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2분기 실적이 꺾이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까지 이달 보험사 10곳을 담은 KRX 보험 지수는 2.34%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은행이 5.53%, KRX 증권이 7.02% 각각 상승한 것과 상반된다. KRX 보험은 연초 밸류업 수혜 기대를 안고 11일까지 우상향했지만 12일부터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보험사 대부분이 하향세다. 삼성화재는 6월28일 장중 52주 신고가(39만3500원)를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오르락내리락하다가 19일 36만3000원까지 내려왔다.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DB손해보험도 2일 신고가(12만700원)를 경신하면서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얼마 못 가 꺾이면서 19일 10만5800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들어 1.45%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19일 9만3000원에 마감하면서 이달 들어 5.08% 올랐지만 11일(9만4900원)과 비교해선 2%가량 낮다. 한화생명도 이달 들어 2.33% 오른 반면 11일 대비로는 2.54% 하락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주가 부진은 금융당국이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2분기 결산이 나오는 이달 중 보험사의 이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의 회계 인식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CSM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나타낸 지표다. 회계상 부채로 평가하고 일정 기준에 따라 수년에 걸쳐 이익으로 상각된다. 금융당국은 CSM을 이익으로 상각하는 기준(할인율)이 보험사마다 제각각이라 ‘실적 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지적하고 있다.

금리연동형 상품의 공시이율 예실차 관련 제도 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공시이율 관련 예실차를 손익에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기타포괄손익(OCI)에 반영한다는 방안이다. 공시이율 예실차란 금감원의 미래공시이율과 실제 공시이율 간 차이를 뜻한다. 예실차가 OCI로 반영되면 그만큼 보험사의 손익은 줄어들게 된다.

IFRS17 제도 개선에 대해 당국이 아직 구체적으로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없다. 다만 IFRS17 계리적 가정에 있어 보험사의 자율성이 흔들린다면 실적 감소 우려는 크다. IFRS17를 처음 도입한 2023년 보험사들은 순이익 13조3578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5.5% 증가한 역대급 실적이었다.

그러나 보험사 손익은 이미 조금씩 꺾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화재의 2분기 별도 순이익은 5355억 원으로 1년 전(6044억 원)보다 11.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도 4650억 원에서 4623억 원으로 0.58% 감소할 전망이다. 한화손해보험(938억 원)와 코리안리(978억 원) 2분기 순이익 감소 폭도 각각 8.81%·31.45%에 달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보험사가 발표하고 회계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의 수치를 기반으로 투자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므로 재무제표 변경 이슈는 불확실성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원칙중심·일관성 기준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험사와 같이 종합적인 차원의 조율이 진행된다면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은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향후 재무 실적이 변동될 여지가 큰 점은 하반기에 제시될 것으로 기대되던 주주환원정책에 있어서도 불확실성으로 작용된다고 판단돼 보험업종에 밸류업 관련 모멘텀은 약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