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가 떠난 조현문, 형제들에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 ‘계열사 분리’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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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
선친 유언장엔 여전히 의구심 드러내며 수용 불가 의사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5 17:12:03

▲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형제의 난’ 이후 효성가와 의절한 뒤 아버지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유언장에 따른 상속 재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 재산의 사회 환원 약속과 함께 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를 요구하며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생인 조현성 HS효성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 이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에 따르면 공익재단 이름은 아침 해의 빛이라는 뜻을 담은 ‘단빛재단’이고 재단의 자세한 운영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의 언론대리인인 김형민 샘컨설팅 대표는 공익 재단 출연 이후에도 조 전 부사장은 재단 운영에 대해 최소한의 개입을 하면서 재단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재단을 조 전 사장의 활동 기반으로 삼는 등의 변칙 운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효성 그룹으로부터의 완전한 계열 분리와 형제 간의 갈등 종결을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저의 계열분리와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조현준 회장님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 분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효성그룹의 특수관계인이로 묶이지 않고 3형제가 독립경영을 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고 생각한다. 이 역시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이 계열분리와 그에 따른 지분정리를 원하는 그룹 계열사는 조 전 부사장이 지분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동률실업과 그 외 2개사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동률실업을 포함한 3개 그룹 계열사에 형제들의 지분이 섞여 있는데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주식을 단순히 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형제 간 협상이 필요하다”며 “각 형제가 지분이 많은 회사에 대해서 남은 형제들이 지분 정리에 협조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형제의 난’이라 불리며 그간 있었던 형제 간의 갈등에 대해 종결하고 화해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집안이 겪었던 일들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며 “아울러 제가 현재 재판을 받고있는 사건의 고소는 그 동기·절차·내용상 잘못된 것이며 선친이 형제 간에 우애있게 지내라는 유지를 남겼는데 계속해서 거짓을 기반으로 비방하고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와 고발을 했다. 조 회장은 2017년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맞고소에 나섰다.

이에 3월 작고한 조 명예회장은 변호사 입회하에 작성한 유언장에서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언장에 여전히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선친이 작성하셨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경로·형식·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유언집행인에게 몇 차례 질의했다”며 “유언집행인이 전해온 답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며 상속인 중 하나인 저로서는 현 상황에서 아직 유언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 최근 언론에서는 유언의 집행이 이미 완료된 듯 보도되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