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보다 도움··· 확실히 달라진 ‘양보’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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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튀르키예에 3-0 완승 16강 확정
“이것이 팀 정신” 칭찬··· 우승후보 전력 과시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3 10:07:24

▲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세계적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23일(한국시간)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 F조 2차전에서 튀르키예를 3-0으로 꺾은 뒤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며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기적인 플레이의 대명사로 꼽히던 포르투갈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확실히 달라졌다. 39살의 호날두가 결정적 골 찬스에서도 욕심을 내지 않고 어시스트를 택하며 포르투갈의 완승을 끌어냈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것이 바로 ‘팀 정신’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독일 스페인에 이어 2연승을 기록, 세 번째 16강 조기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6위 포르투갈은 23일(한국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튀르키예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전반 21분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시티)의 선제골에 이어 28분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 후반 11분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쐐기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올해 39살인 호날두의 ‘이타심’과 함께 신구조화의 경기력으로 우승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19세의 나이로 유로 2004에 데뷔한 호날두는 20년 동안 통산 6회 유로 대회 출장으로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하는 놀라운 기량과 체력을 보임과 동시에 이번 대회에는 이기심마저 버려 유로2016에 이어 8년 만의 정상 탈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호날두는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보다 완벽한 찬스의 페르난데스에게 볼을 밀어줘 쐐기골을 끌어냈다. 호날두의 이타적인 팀 플레이였다. 골 대신 어시스트를 택한 호날두의 플레이로 포르투갈은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은데 이어 2차전에서 완승을 챙긴 포르투갈은 2승(승점 6)점이 돼 조지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승1패(승점 3)이 된 튀르키예는 체코와 최종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두면 16강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호날두는 대회 최다인 여섯 번째 출전한 유로2024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 유로 대회 통산 최다인 8도움을 기록했다. 호날두는 유로에서 14골을 기록, 통산 득점에서도 1위에 올라있다.

1차전처럼 2차전 역시 포르투갈 팬들의 관심은 골잡이 호날두가 골을 넣을 수 있을까에 집중됐다. 호날두는 체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호날두는 1차전처럼 이날 역시 선발 출전해 튀르키예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수비적으로 나선 튀르키예를 상대로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튀르키예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던 포르투갈이 선제골을 먼저 넣었다. 포르투갈은 전반 21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가 문전 앞으로 보낸 땅볼 크로스가 오르쿤 쾨크취(벤피카)의 발을 맏고 굴절, 노마크로 있던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에게로 갔고, 이를 실바가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리드를 잡은 포르투갈은 7분 뒤 상대의 황당한 실수로 인한 자책골로 차이를 더 벌렸다. 포르투갈의 역습 상황에서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가 호날두에게 패스를 한다는게 그만 호흡이 맞지 않아 튀르키예 수비수 사메트 아카이딘(파나티나이코스)에게로 향했다. 그런데 아카이딘이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것이 호흡이 맞지 않았고, 패스는 빈 골문을 향해 결국 골라인을 넘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그리고 후반 11분 쐐기골이 터졌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가 튀르키예 선수들을 넘어 호날두에게 향했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낸 호날두가 당연히 슈팅을 시도할 것으로 보였으나 호날두는 바로 옆에 있던 페르난데스를 확인한 뒤 패스를 건넸고, 페르난데스가 빈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차 넣었다. 골 대신 도움을 선택한 호날두의 선택이 돋보였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