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경제 침체 위기… 대체 산업 육성은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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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지역 인구 감소 심화… 태백시, 2022년부터 인구 4만 명 밑
화순·장성·도계 광업소 폐광 시 피해액 10조… 내년에 전부 폐광
폐광지역 면세점 설치 법안 계류… 태백·삼척시 고용위기지역 신청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9 13:31:39

▲ 강원 태백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안전모가 대기 장소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폐광 등으로 마비된 탄광지역 경제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폐광 충격으로 지역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대체 산업 육성은 미흡한 현실이다.

19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탄광지역 4개 시군(강원도 정선·태백·영월·삼척)의 인구는 2022년 기준 17만5542명으로 인구 정점시기인 1975년 대비 6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우리나라 유일의 탄광 도시인 태백시 인구의 경우 올해 4월 기준 3만8272명으로 2022년부터 4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해마다 1000명가량 줄어드는 추세다.

이들 시군의 인구가 줄어드는 데에는 폐광의 영향이 크다. 18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태백시 장성광업소가 공식 폐광됐다. 내달 1일을 기점으로 광업권 소멸 등록을 하고 87년 역사를 뒤로 문을 닫는다. 또 지난해엔 화순광업소가 문을 닫았고, 올해 장성광업소에 이어 내년에 도계광업소가 폐광된다.

석탄의 사양화와 비용 부담 등으로 정부가 조기 폐광을 결정하면서 이들 공영 탄광은 내년이면 모두 문을 닫게 된다. 앞서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심의과정을 통해 조기폐광 관련 예산이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단계적 조기폐광 추진이 결정됐다.

광해광업공단은 폐광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경제진흥사업과 환경 복구를 위한 광해 방지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근로자 대책비 1028억1100만 원을 포함해 총 1034억8400만 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탄광 산업을 대체할 만한 산업 육성에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여전히 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 등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실시한 ‘탄광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18일 장성광업소의 폐광으로 인구 유출과 함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지역사회 피해도 동반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폐광한 화순탄광은 1조5000억 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 문을 닫는 도계탄광 피해액은 5조6000억 원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탄광 3곳의 폐광으로 10조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해 폐광지역에 지정면세점을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정하는 내용이 골자인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개정안도 지난달 말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20·21대 국회에서도 해당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적도 있다.

국내 1호 탄광인 화순탄광도 폐광된 지 1년여 지나서야 대체 산업으로 탄광 주변 부지 2214㎡에 복합 관광단지와 지역특화산업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만이 발표된 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 강원도와 태백·삼척시는 이달 초 정부에 고용위기지역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고용 여건이 악화하거나 급격한 고용감소가 확실시되는 지역을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