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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장호) 개막식이 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거행됐다. 9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는 락스퍼영화제는 어느 해보다 많은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막행사로 막이 올랐다.
올해는 우크라이나전쟁 특별전을 통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현실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영화제로 운영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본지 후원으로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에 스카이데일리에서도 많은 임직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조정진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재현 전무 △성대군 대외협력이사 △정부영 스카이포럼 창립준비위원(트루스코리아 참소액주주운동 대표) 외 본지 문화부·사진부 기자 등 다수가 참석했다.
행사는 오후 4시30분 각국 대사 및 내빈의 레드카펫 포토타임으로 시작됐다. 이날 자리를 빛낸 대사 및 외교관은 우크라이나·미국·캐나다·체코·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조지아·슬로바키아·라트비아·슬로베니아·루마니아·오스트리아·네덜란드·프랑스·폴란드·페루·콜롬비아·도니미카공화국·캄보디아·교황청 등 21개국에 달했다.
또한 영화 ‘납치: 사라진 메구미’의 감독 노부시 쇼와 납북자 가족인 아키라 가즈히로가 자리를 빛냈으며 영화 ‘잠입’의 주인공 울리히 라르센이 포토월에 섰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내외와 최재형 전 국회의원 내외가 참석했으며 △박준영 국가원로회의 위원‧국제정책연구소 이사장 △이인호 전 KBS 이사장 △김태산 전 체코주재북한무역 사장(남북함께국민연합 상임대표)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전 통일원 차관) △이혜진 민간5·18진상규명위원회(민진사) 위원 △허양 가가호호공명선거당 최고위원 △이종헌 육군학사장교구국동지회 회장 △이재경 국가바로세우기시민연합 사무총장 △서미선 유튜브 친절한별님 대표 △박우창 엠제이파트너스 대표 △김성광 엠제이파트너스 이사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매봉통일연구소 대표) △황인희 작가 △박선경 작가 등이 참석했다.
축하공연으로는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음악감독 서훈)가 아름다운 영화음악과 우크라이나 전통음악을 들려주었다. 원래는 러시아에 억류되었다 풀려난 우크라이나 음악가 4인 중 한 명인 유리 메르코탄과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출국금지 조치로 영상 편지 및 랜선 연주로 대체됐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병찬·이익선 아나운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소소하게 치러지던 락스퍼영화제가 21개국 대사의 참석으로 뜻하지 않게 큰잔치가 됐다며 반가워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이장호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 후 김상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축사가 있었다.
김 부시장은 락스퍼영화제 개막을 축하하며 21개국 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이장호 집행위원장 이하 집행위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기원하는 동시에 북한 현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관심에도 북한 주민은 여전히 자유를 억압받으며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락스퍼영화제를 통해 모두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는다면 머지않아 북한 인권 증진의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서울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바통을 이어받아 무대에 오른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6월이 자유·정의·인권의 가치를 위해 싸우다 죽어 간 이들을 기념하는 한국 보훈의 달임을 상기시키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크라이나 사람은 매우 잘 알고 있다.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으며 올해 오스카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영화제 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포노마렌코 대사는 “2022년 2월부터 3월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비극적 전쟁으로 마리우폴은 적군에 포위됐다. 이 작품은 우크라이나의 도시 마리우폴에 갇히게 된 AP통신 저널리스트가 직접 목격한 비극적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는 적군에 포위된 채 죽음에 직면한 마리우폴 주민이 겪은 끔찍한 공포와 죽음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강인함을 잘 그려내고 있다. 락스퍼영화제의 배려로 이 영화를 비롯해 다른 세 편의 영화로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을 한국에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이 기회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도 우크라이나의 많은 민간인과 방어군이 러시아에 억류되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전쟁이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축사에서 조이 사쿠라 미국대사대리는 “인권영화제인 락스퍼영화제는 진실의 힘과 진실을 말하는 이의 힘을 말해 준다. 한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비살상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세계 모든 나라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주의 국가가 인권을 수호하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은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인권옹호자·평화주의자와 연대하여 그들을 지원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락스퍼영화제의 홍보대사인 우크라이나 출신 화가 겸 모델인 마리아 첼노주코바는 능숙한 한국어로 “락스퍼영화제가 우크라이나 특별전을 마련해 준 데 감사드린다”고 말해 홍보대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백현주 전 국악방송 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해 락스퍼영화제가 인권의 가치를 널리 전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직접 시상에 참여하는 등 시종일관 락스퍼영화제 개막식을 참관한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의 축사 전문이다.
“한민족은 특별한 천손(天孫) 민족이다. 우리 민족은 건국 이념이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다. 요즘 말로 하면 ‘인류 평화’쯤 될 것이다. 이처럼 인류 전체를 염두에 둔 건국 이념을 가진 민족과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뿐이다.
세계사에서도 드물게 1000여 번의 외침(外侵)과 숱한 내란(內亂)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역사와 언어‧문화를 보존‧발전해 온 우리 민족은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지구촌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한류(K)문화를 만들어 냈다.
오늘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이 원산지인 미나리아재비과 한해살이풀인 ‘락스퍼(Consolida ajacis)’가 이름에 붙은 특별한 축제인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를 하고 있다. 락스퍼는 파랑‧빨강‧분홍‧보라‧하양‧노랑 여섯 가지 색상을 가진 아름다운 꽃이다. 이 중 파란색 락스퍼의 꽃말이 ‘자유‧평화‧정의’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지고지순한 가치다.
4년 전 ‘인권영화제’로 시작해 벌써 제4회를 맞은 락스퍼국제영화제는 탈북인과 북한을 넘어 글로벌 인권문제로까지 확장하며 이번엔 특별히 전쟁에 신음하는 우크라이나 인권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 갈등을 천착해 온 므스티슬라프 체르노프 감독의 개막작 ‘마리오폴에서의 20일’은 전쟁의 참상을 날것 그대로 생생히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감독 자신도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과 포탄의 위협을 무릅쓰고 제작한 종군 다큐다.
영화라는 예술 장르로 전쟁에서 가장 큰 희생자인 어린이와 여성‧노인의 비극이 촘촘히 그려지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병원 피폭으로 임신부의 부상과 태아‧산모 동시 사망이라는 비극은 전쟁과 인간에 대한 본질적 회의감을 갖게 한다.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대사와 개막식 끝까지 자리를 지킨 21개국 주한 외교 사절의 동참이 감사하다. ‘시대의 금기를 깨는 종합일간지’ 스카이데일리가 락스퍼국제영화제 후원사로서 함께하게 된 걸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락스퍼영화제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을 다짐한다.”
축사에 이어 7개 부문의 ‘2024단편영화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됐다. 먼저 이정은 이담문화재단 이사의 시상으로 각본상(이담문화재단상)이 수여됐다. 수상자는 한상규 감독(영화: Do Not Disturb)이다. 편집상(자유총연맹 총재상)은 박소린 감독(영화: SEE 불알)이 수상했다. 시상자로는 유명 유튜버 고성국 박사가 무대에 올랐다.
양윤호 감독이 시상한 촬영상(서울시의회의장상)은 김윤희 감독(영화: 영웅은 없었다)이 차지했다. 남녀연기상(스카이데일리 사장상)은 영화 ‘SEE 불알’의 하주애(여자)와 영화 ‘내가 살아 온’의 신치영(남자)에게 돌아갔다.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가 남녀연기상 시상을 위해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감독상(민주평통상) 수상자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권예하 감독이다. 그는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운 작음’으로 공모에 도전해 이번 상을 거머쥐었다. 시상은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인 이정향 감독이 맡았다.
대망의 작품상(통일부장관상) 수상자는 영화 ‘성실하고 책임감 강하신 분’을 연출한 임병호 감독으로 결정됐다. 이장호 조직위원장이 직접 시상했다.
또한 'VOA(Voice of America) 한국어방송'이 올해의 시네마인권상(특별상)을 수상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막식 행사가 마무리된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올해의 개막작 상영이 있었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전쟁을 우려하는 이때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주목할만한 특별섹션’으로 우크라이나 특별전을 준비했다.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포위된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종군기자 AP 취재팀이 우크라이나군 구급대원과 구조요원의 활동을 기록한 작품으로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영화다.
죽어 가는 4세 아기를 살리지 못한 의사의 눈물과 18개월 아기를 잃은 부모의 오열이 공개될 때 객석 여기저기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 말미에 한 의사가 기자를 지하실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의사들이 살리지 못한 수많은 주검이 방치되어 있었다.
의사가 그곳에 섞여 있는 아주 작은 꾸러미를 천천히 펼치기 시작했다. 도시락 보자기보다 작은, 손바닥만 한 꾸러미 안에는 놀랍게도 신생아의 주검이 들어 있었다. 새보다 작은 아기였다. 의사는 아기의 얼굴을 가린 채 그 작은 몸을 카메라에 들이댔다. 아기는 팔다리가 가늘었고 피부가 창백했다.
영화는 종군기자가 가까스로 마리우폴을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현지 경찰의 도움으로 밤새 차를 달린 끝에 기자단은 간신히 적십자 차량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경찰의 도움 덕에 이 필름도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러시아 방송은 이 필름이 가짜 뉴스라고 공격했고 죽어가는 마리우폴 사람들을 연기자로 몰아세웠다. 러시아 탱크가 민간인 거주 지역을 어슬렁거리며 마구잡이로 포탄을 쏘아대는 장면도,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골반이 으깨져 아기를 품은 채 죽어 가는 장면도 전부 연출된 것이라고 우겼다. 하지만 영화를 본 이는 안다. 그것은 어떤 감독도 연출할 수 없는 참상이며 진실이라는 것을.
한편 개막작인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제39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을 통해 첫 공개되어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다큐멘터리상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상 △제76회 미국 감독 조합상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 △제44회 런던 비평가협회상 다큐멘터리 작품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노미네이트되었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지정한 첫해인 올해, 영화제는 북한인권영화 특별전을 열고 세 가지 세미나 및 GV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영화 ‘납치: 사라진 메구미’의 감독 노부시 쇼와 납북자 가족인 아키라 가즈히로·재일북송교포 박향수 씨를 모시고 납북자 문제를 다룬다.
또 국군포로 문제를 위한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으며 ‘남북 청년세대가 바라본 북한인권’ 세미나에는 영화 ‘잠입’의 주인공 울리히 라르센이 탈북인들과 함께한다.
예술영화 섹션인 ‘시네마갤러리’는 유명 화가의 일생과 예술성을 그린 ‘베르메르’ ‘메리 카사트’ ‘호퍼’ ‘루시안 프로이드’ 등 4개 영화를 국내 최초로 상영한다. 9일 공개되는 폐막작으로는 아동 인신매매 현실을 고발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운드 오브 프리덤’이 준비돼 있다.
영화제 전체 프로그램은 영화제 홈페이지 www.sliff.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영화제에 대한 문의는 락스퍼사무국(070-7007-5234)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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