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건설 최대 137개월 지연… 관련 법안은 계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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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 전력 100GW 돌파… 2051년까지 최대 전력 2배 상승 예상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차질 우려… 친환경 에너지 확대 걸림돌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6 11:44:19

발전량이 증가하며 필요한 곳에 전력을 전달하기 위한 전력망 확충의 중요성 또한 증가한 가운데 전력망 확충 법안 통과가 지체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전력망 건설 사업이 최대 137개월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국회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2023년 국회에 제출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의 임기가 5월29일까지로 예정된 만큼 이번 회기 내 통과는 사실상 무산됐고 22대 국회가 시작한 후에야 다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법안은 국무총리실 소속 전력망 확충위원회를 만들고 정부 주도의 입지 선정과 사업 시행에서 민간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건설 기간을 현재보다 26개월 단축하고 예측 가능한 일정에 따라 전력망을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망 확충은 현재 국가 핵심 산업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인공지능(AI)이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AI 학습을 위한 전력 소모가 크게 증가하고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뤄지며 전력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 전기 수요 피크를 의미하는 최대 전력이 100.8GW로 집계됐다. 최대 전력이 100GW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2051년까지 202GW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과 직결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22년 55.THh에서 2050년 736TWh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2년 9.2%에서 2030년 21.6%로 증가하고 2036년에는 30.6%로 30%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한 발전량을 전기 수요지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구축이 필수적이지만 현재까지 계획된 주요 전력망 건설 사업은 최소 13개월에서 최대 137개월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7월 동해안과 서해안에 최대 6.5GW와 3.4GW의 발전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력량 확충이 계속해서 미뤄질 경우 철강·석유화학·반도체·바이오 등 주요 산업 단지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탄소중립 실현 또한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전력산업 생태계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전력망 확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른 전력망 구축을 위한 법안 통과가 절실했으나 이번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22대 국회에서도 법안의 빠른 처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선진국들은 전력망 투자를 국가적 현안으로 인식하고 과감한 제도 개선과 특례법을 제정해왔다”며 “우리나라도 정책적·제도적으로 전방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전력망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