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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이 거의 다 틀리는 말이 있다. 아주 심한 것은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붓다’와 ‘붇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태호야 빨리 와! 라면 다 불겠다.”
“태호야! 라면 불기 전에 빨리 먹어. 불면 맛없어.”
라고 한다. ‘군대에서는 라면을 숟가락으로 먹은 기억도 있는데 그 정도야 뭐 어떤가’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붓다’는 ‘쏟아서 담다. 부풀어 올라 두둑이 솟다’는 뜻이다. /ㅅ/ 불규칙이라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예문으로는 “벌에 쏘여 얼굴이 퉁퉁 부었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즉 ‘쏟아서 담거나 두둑이 솟아 오르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라면이 두둑이 솟아 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붓다’는 여기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니다.
한편 ‘불다’는 ‘일어나서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다’ 혹은 ‘붇다의 방언’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 ‘붇다’의 방언을 우리는 일상에서 써 온 것이다. ‘붇다’는 ‘늘거나 많아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면이 붇기 전에 빨리 와서 먹어!”라고 해야 옳은 말이다. 이 단어는 [ㄷ] 불규칙인데, 뒤에 자음 [ㄱ]이 올 때(붇+기)는 해당 사항이 없다. 다만 모음이 오면 ‘불어·불으니’처럼 [ㄹ]로 바뀔 수는 있다. 슬프다! 온 국민이 단어를 다 틀리게 쓰는 현실이.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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