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인 여행 선호국 일본 치사율 30% 전염병 비상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 급증… 50세 미만 치명적
“예상할 수 없는 형태… 알려지지 않은 부분 많아”
코로나19 방역 해제가 중요 요인… 개인 위생 철저히 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2 00:02:01

일본에서 박테리아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이라 불리는 이 전염병은 발병할 경우 30%라는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에 따르면 지난해 941건이던 STSS 발병 건수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1·2월 2개월 동안에 벌써 379건을 기록했다. NIID는 올해 일본 내 STSS 감염자 수가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병 지역도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거의 일본 전역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47개 현 중 2개 현을 제외한 모든 현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더욱 염려스러운 건 이 감염병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NIID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형태의 연쇄상구균의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요인이 많다”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병을 알아야 퇴치법을 내놓을 텐데 전문가들도 아직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하니 더 불안하다.

STSS는 화농성 연쇄상구균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감염된다. 연쇄상구균은 비말·신체 접촉·손발 상처 등을 통해 전파된다. 코로나19처럼 공기 전파는 아니라고 하지만 비말이나 신체접촉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은 코로나19와 같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어린이에게 인후통을 유발하지만, 성인의 경우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30세 이상 성인에게 심각한 질병과 합병증이 발생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감염됐을 경우 고열·인후통·안구 충혈·설사 및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이고 일부는 의식이 혼미해질 수 있다. 발병 시 일반적으로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보통의 박테리아 감염과 달리 특히 장년층 이하에 더 치명적이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일본에서 STSS 진단을 받은 50세 미만 환자 65명 중 21명이 사망해 32%의 치사율을 보였다.

코로나19의 실시간 상황을 전하는 코로나보드(CoronaBoar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전 세계 1.00%, 한국은 0.10%로 집계됐다. 이에 비교해 보면 STSS의 치사율은 큰 경고음을 울리는 것이다.

외신들도 이 현상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일본 전역에서 연쇄구균독성쇼크증후군이 급증해 일본 보건 당국이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일반 인플루엔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 해제로 경계심이 줄어든 것을 STSS 감염증 확산의 원인으로 짚기도 한다. 기쿠치 켄 도쿄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TSS 감염 증가 시기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철저히 지켰던 방역 조치가 해제된 시점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다행히 아직 STSS 발병 소식은 없지만 그래도 강 건너 불 보듯 남의 일로만 여겨 방심해서는 안 된다. 올해 2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한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를 보면 언제든 STSS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국내 의료계는 의대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가 팽팽히 대립하면서 의료 현장이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행여 STSS가 유입되지 않도록 정부와 당국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대국민 홍보 등 적극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