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활동하는 캄보디아 출신 스롱 피아비 당구 스리쿠션 챔피언은 캄보디아 국민은 한국이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는 나라이자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최저임금제가 한국인과 똑같이 적용되는 것과 착한 국민성을 감안해 볼 때 틀린 말은 아닐 듯하다.
이런 노동자들이 한국에 오면 향수병에 걸리는데 이때를 틈타 한국의 ‘반국가세력’은 이들을 광주의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시키고 ‘민주화 학습’으로 금남로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까지 부르게 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그 근로자들이 반체제 세력이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인근의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국가세력’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규탄하는데 반해 ‘반국가세력’은 입도 벙긋 못하면서 엉뚱한 곳에 오지랖을 넓혀 우리를 난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캄보디아를 다녀와 느낌이 많아 견문록을 써 봤다. 지금 프놈펜은 과거 우리나라 1970년대 모습 그대로였다. 시내 곳곳이 파헤쳐지고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며 사람들은 기술을 배워야 산다는 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LG와 한국국제협력단(KOIKA·코이카)가 관리하는 기술학교에서는 자동차를 분해하여 조립하는 과정을 배우고 있었고, 교실 칠판에는 전기회로도가 그려져 젊은이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그들의 꿈을 필기하고 있었다.
미국 달러는 ‘리엘’화와 공용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맥주 한 캔이나 생수 한 병이 60센트, 발 마사지는 6달러, 음식값도 5달러 안팎으로 아주 저렴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달러를 바로 받게 되니 중국 같은 불량국가에서 겪는 환전의 불이익은 없을 터다.
미국을 좋아한다고 친미 성향을 표방하지만 경제가 코앞이라 중국의 묻지 마 투자가 제2 도시 시아누크빌을 포함한 곳곳에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위안화 버블이 여기까지 덮쳐 짓다 만 앙상한 공사 현장이 한국에로의 갈망을 더욱 보채고 있었다.
킬링필드 대학살을 자행한 크메르 루주를 무너뜨린 것은 1979년의 베트남이었다. 괴뢰정부 재무장관을 지낸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올라 개발독재의 초석을 쌓느라 정적인 구국당을 2017년 해산시키고 이듬해 총선에서 125석 중 120석을 차지했으니 일당 독재나 다름없기는 하다. 물론 왕은 있다. 김일성과 친분이 두터웠던 노르돔 시아누크공의 아들이 실권 없는 왕이다.

훈센 전 총리는 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딴 아들 훈 마넷 육군대장에게 2023년 8월 임시총리직을 맡긴다. 전체 각료도 젊은 자녀들을 각료로 앉히고 한 발 물러서 있는 형국이다. 경제를 일으키지 못하면 모두 쫓아내고 다시 복귀하겠다는 배수진까지 법적으로 쳐 놓았으니 세계사에 유례 없는 개발독재의 새로운 유형이다.
1977년생인 훈 마넷 임시총리는 마치 조선조의 상왕으로 뒷전에 물러나 있던 태종 이방원이 내세운 세종의 모습이다. 6개월도 안 된 젊은 내각은 프랑스 등 전 세계로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노동부 장관은 대학을 졸업한 캄보디아의 젊은이들이 다닐 직장이 없다며 용접공도 최고라며 한국 초청을 기다린다. 총리와 함께 금년 상반기에 서울 방문 일정도 잡혔다.
캄보디아 총선을 하루 앞둔 2018년 7월28일, 반국가세력인 ‘아시아인권·평화포럼’은 파리로 망명한 야당인사 삼랭시와 무어 쑥후어 캄보디아 구국당 부대표를 광주로 초청해 촛불집회를 벌였다. 촛불집회 수출 1호다. 금남로 광장에서 5000명의 국내외 거주 캄보디아인들과 캄보디아어로 번역된 시위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까지 부르며 거리를 행진했다.
2020년 6월21에는 ‘아시아청년활동가 집회’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중국·캄보디아·태국·광주고려인 마을의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민 신분의 여성들까지 모아 ‘민주화투쟁’을 선동하고, 코로나19가 극성을 띤 2021년 12월21에도 광주 북구에 소재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미얀마민주화운동 지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어디서 보고 들은 듯한 광주민족예술단체총연합·광주진보연대·5월민주여성회·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광주기독교단체연합회 등 반국가세력은 항상 공동주최자다.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은 이들 반국가세력이 북한 김일성 세습정부가 자행하고 있는 인권말살 정책에는 반대 성명서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으면서 캄보디아 근로자를 꼬드겨 촛불집회를 하고 있는 실정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문재인정부가 그들의 배후임이 분명하기에 본국 정부의 엄중한 질책을 감내하느라 곤혹스러웠단다.
윤석열정부에 들어서도 반국가세력은 파리에 망명 중인 삼랭시 야당 인사는 물론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근로자 그리고 결혼한 이주 여성들의 촛불집회를 목적으로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고 있어 훈 마넷은 이에 대한 한국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
훈 마넷 총리는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하며 서구교육이 몸에 배어 훈센과는 별개로 국민의 신망이 높아 현지에서는 ‘제2의 박정희’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가 개발독재 과정에서 단계적 민주화 과정의 연착륙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대부분 독재정치 말기에서 빚어지는 참극을 피하고 1700만 인구의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 신흥개발국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한국 정부도 이에 대비하여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적극적 정책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고 현지 진출 교민은 입을 모은다.
그런데 아뿔싸, 국가세력이 너무 미약해 정권이 바뀌고도 윤 정부는 맥을 못 춘다. 정보 분야 베테랑들의 ‘터놓고 말하기’ 조사에서 김구와 김대중의 국민 지지도는 80%를 상회하고 이승만과 박정희는 20%에 머문다. 육사 출신이며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이종찬이 천하쓰레기 김원웅과 광복회장 자리를 놓고 투표했을 때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종찬이 참패할 정도로 광복회 내부는 반국가세력 일색이었다.
김원웅 사후에야 회장이 된 이종찬은 그들에게서 받은 가위눌림이 잔재하여 대한민국 정통성이 어쩌구저쩌구(bla bla)하여 육사 후배들한테까지 모멸당하다 못해 끝내는 국정원 정규코스 18년 후배인 공작관TV 최수용을 고발하는 촌극까지 빚었다. 반국가세력에 혼이 빠지지 않고서야.
분명한 것은 국가세력이 소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보다 더 분명한 이적죄인 문재인의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그러니 반국가세력은 맘껏 춤을 춘다.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저 멀리 아르헨티나, 포퓰리즘을 깨트린 밀레이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총파업을 벌인 그 나라 노조에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반국가세력 중추인 민주노총이 그들을 지지하는 꼴값 성명서를 보냈다. 수출이 유일한 명줄인 대한민국에서 쑥쑥 내뻗는 또 다른 DNA, 그 당당함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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