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외면한 규제에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상인 간 소송전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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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의 거래 금지·처벌 규정으로 상인 간 줄소송
시장도매인연합회 “농안법 제37조 제2항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07 16:31:34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가 중도매인의 불법거래 예방을 위해 ‘중도매인과는 일체 거래 금지" 현수막을 강서시장 곳곳에 내걸고 있다.

불합리한 법규와 관청의 관리 소홀로 인해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 도매시장법인·시장도매인상인·중도매인 등 상인 간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는 7일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 중도매인 중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시장도매인으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해 간 144명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 위반한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발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장도매인은 기존 도매시장법인이 경매절차(상장)을 통해 중도매인에게 판매하면, 중도매인이 도매 또는 소매로 이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구조와는 다르게 출하자로부터 매수하거나 위탁받은 농산물을 도매하는 직거래 운영방식이다. 유통단계를 축소해 비용절감·가격안정·생산자 가격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농안법 제37조2항’에 따르면 도매시장법인의 이익을 위해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의 농산물 거래 금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시 처벌 받는다.

앞서 2022년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중도매인들이 시장도매인들로부터 구매해 간 농산물 637억 원 상당에 대해 시장도매인들에게 9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올해 도매시장법인 측에서 시장도매인 58개 법인을 상대로 형사고발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장도매인들은 구매고객의 신분확인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 판매 과정에서 신분을 일일이 확인해 정상 구매자와 중도매인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구매 불가 원칙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시장도매인의 점포로 찾아와 불법 거래를 시도한 중도매인들을 고발하는 한편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농안법 제37조 제2항’의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회장은 “농림부는 출하자인 농민과 소비자들을 위해서 법 제정 당시부터 도매법인의 이익에 치우친 농안법 제37조 제2항을 개정하여 시장 현실에 맞게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의 거래를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에서 적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시장개설권자인 서울시도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을 유통주체별, 영업구역별로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시장으로 철저히 분리하여 시장도매인과 중도매인 간의 거래가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 없도록 하여 시장도매인들이 늘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에서는 중도매인들이 시장도매인들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도매인과는 일체 거래하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제작하여 시장 내 곳곳에 내걸고, 매장 내에 부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