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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文대통령, 퇴임 후 역사 평가에 자숙하는 모습 보여주길
“지지층 바탕으로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 행사” 전망
“퇴임 후 잊혀진다고 될 일 아냐... 역사의 평가에 겸손해야”
文 충견 자처한 탁 비서관에 “입마개 해야” 비아냥도
안호원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4-30 12:40:26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
“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 <시편 32 : 8>
 
문 대통령과 손석희 전 JTBC 앵커의 대담을 두고 문 대통령을 좋아하는 쪽과 싫어하는 쪽 모두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25일과 26일 양일간 JTBC를 통해 ‘대담-문재인의 5년’이 방송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JTBC 시청자 게시판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주요 사안은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는 취임사 약속을 끝까지 저버렸다. 
 
이틀에 걸쳐 종편채널 JTBC에 보도된 손석희 씨와의 대담이 사실상 ‘퇴임 회견’인 셈인데, 이날 방영된 내용을 보면 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우여곡절 끝에 기자간담회도 같은 날 열렸지만, 온전한 회견이 아니라 퇴임 이벤트 성격이 강한 것으로 지적됐다. 
 
문 대통령은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 없다”고 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국민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나온 얘기다.
 
문 정권은 국민을 앞세웠지만 심각한 편 가르기와 내로남불 행태를 보였다. 조국·윤미향 사태와 박원순·오거돈 사건만 돌아봐도 ‘정의의 추락’에 대해 퇴임에 즈음해 사과 정도 하는 게 도리였다. 그러나 조국 일가 수사와 관련해서는 “공교로운 부분이 많아서 그게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수사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했을 거란 의혹을 표명한 것이다. 반면 조 전 장관과 가족을 감쌌다. 대부분 유죄 판결이 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궤변에 가깝고, 힘겹게 수사한 수사팀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의 공과가 있다. 그 역사를 청산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제외하고 무차별 청산·폄훼했다. 국정 과제 1호로 적폐 청산을 설정해 두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 3명의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수많은 전 정권 공직자들을 감옥에 보냈다. 
 
얼마 전에도 “첫 민주정부는 김대중 정부”라며 이승만 건국정부와 김영삼정부까지 민주적 정통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 전날 문 대통령이 밝힌 현안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판단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정치인들이 우리나라도 핵보유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걸 넘어 어처구니없고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 진행한 인터뷰 ‘대담-문재인의 5년’에서 일각에서 핵무기 개발을 주장한다는 지적에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니 물리적으로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핵비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면 국제 제재를 받게 되고, 한미동맹도 위태로워진다”며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남북 사이에 핵 경쟁을 하게 되고 그러면 동북아 전 지역에 핵 확산이 벌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또 “종전선언은 평화 협상을 위한 입구고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함께 간다. 종선선언 이후 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종전선언이 안 된다”며 “종전선언은 당위다.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 길은 멀고 날은 저물고”라며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다. 정권 교체기 안보 취약 시기 때문에 가급적 다음 정부로 대화 기조가 이어져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는 북한의 천안함 등 피격사건이 있었지만 내 임기 중에는 도발이 없었다”고 자평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생각지 못하는 것 같다.
 
“‘내로남불’은 그쪽에서 이미 가져간 걸로 알고 있는데 야당이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노력을 덜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많고요. 요즘은 이중잣대라는 말이 많더라고요. 이준석 대표의 이중 잣대, 윤석열 당선인의 룰, 자기들만의 룰과 잣대를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표현이 훨씬 더 와 닿던데 더 많이 개발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가 공개한 국민청원 답변에서 “꼭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이번 결정의 부당함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난달 26일 JTBC에서 방송된 대담에서도 집무실 이전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 된다”고 언급한 것에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다시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애당초 문 대통령이 국민청원에 답변자로 나서는 일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작정을 하고서 윤 당선인을 비판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담에서 현직 대통령이 차기 정부를 운영할 대통령 당선인에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 “이를 왜 갈등이라고 하나”라며 ‘신구권력’ 충돌프레임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에는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현직 대통령의 의무라며 “당선인이 바라는 바이니 입 닫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도 윤 당선인의 핵심 사업인 집무실 이전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는 결과적으로 양 진영의 대립을 격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최근 ‘검수완박’ 입법을 두고 양 진영이 극한의 대치를 벌이는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 발언이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그동안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긴 했으나, 결국 이처럼 강력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나아가 이 같은 흐름이 윤석열정부 초기 안착은 물론, 6·1 지방선거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탁현민 비서관은 27일 YTN라디오 ‘뉴스 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대통령께서 퇴임한 후에는 정말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며 “퇴임 후 대통령을 걸고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걸고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공격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탁 비서관을) 입마개 안 하고 데리고 다니면 벌금 물어야 한다”고 비아냥댔다.
 
탁 비서관이 ‘물어버리겠다’며 문 대통령을 지키는 맹견을 자처했다는 조롱이다. 윤석열캠프 전략비전실장을 지냈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탁 비서관을 겨냥해 “의전비서관 그만두고 나오면 제발 국민들 짜증나게 하지 말고 조용히 잊혀지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 임기 내내 의전비서관 타이틀 달고 쇼 담당으로 행사 연출하더니, 퇴임 후에는 문 대통령을 경호하는 호위무사를 하려는 것이냐”라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탁 비서관의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쇼 연출자에서 이제는 경호원이라도 되려는 거냐”며 “‘물어버리겠다’니. 문 대통령 곁을 지키는 사냥개라도 자처하는 거냐”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잊힌다고 될 일이 아니고 퇴임 후 역사의 평가에 겸손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아니라 탁 비서관이 잊혀져야 한다. 개처럼 물지 마시고 없는 사람처럼 잊혀지시기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과연 문 대통령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면 이 교훈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는지 내가 스스로 말함인지 알리라.” <요한복음 7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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